“학교단위 학과 개편만으론 취업 한계”
도교육청 ‘특성화고 학과 재구조화’ 최종보고회
관계자들 “적은 임금·지인 통한 채용 등 걸림돌”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지역사회의 근로여건과 연계돼 있어, 학교 단위의 학과 개편만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성화고 및 일반고 특성화과 관계자들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6일 제주학생문화원에서 개최한 ‘특성화고 학과 재구조화 방향’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이 같이 호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제주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은 25.5%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이들의 대학 진학률은 59.7%로 가장 높다. 도교육청은 2015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에 맞춰 오는 6월까지 학교별 학과 개편 계획을 접수하고 있다.
중문고 관계자는 “급여가 2400만원부터 시작하는 전라도와 달리 제주는 간호조무사들의 급여가 150만원 미만으로 턱없이 낮아 아이들이 취업을 망설인다”며 지역의 열악한 임금구조를 먼저 거론했다.
또 “원무과 등에서 일할 수 있는 의료정보과가 개설돼 있지만 이 과를 나온 학생들은 1명도 채용되지 못 한다”며 “이는 병원에서 대개 지인을 통해 직원을 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제주는 전문대학들이 과를 바꿔가며 입학을 유도하기 때문에 고교 차원에서 아무리 전망 좋은 과를 개설해도 취업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제주여상 관계자는 “일선학교에는 좋은 학과를 판단할 역량이 없다”며 전문성의 한계를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용역 연구진들은 제2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의 스마트 아일랜드 사업에 따라 문화콘텐츠 제작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관련 학과가 현재 도내 고교 3곳에나 설치돼 있다”며 “이런 경우 과의 전망을 어떻게 봐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날 객석에서는 이외에도 제주고, 영주고 등 여러 특성화고 관계자들의 비슷한 질문이 잇따랐다.
이들은 “용역을 통해 제주도의 유망 산업에 대해 알게 됐지만 3년 뒤부터 당장 취업률을 계산해야 하는 학교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수요를 판단해 학과를 결정하기가 난감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실제 제주에서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관계자나 관련 전문가와의 만남을 주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구를 진행한 제주발전연구원 고태호 박사는 “전문가 매칭이 학과 재구조화에 가장 중요하지만 일선 학교는 섭외 역량이 없다”며 “도교육청 등 관계기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