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에서 즐기는 ‘탐라국 입춘굿’

2017-02-02     홍경찬

2017 정유년 탐라국 입춘굿이 ‘빛의 씨앗을 품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4일까지 제주목관아와 제주시 원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3일 오후 제주어로 노래하는 뚜럼브라더스와 민요패 소리왓 등의 공연으로 흥을 돋운 뒤 옛 제주성의 동·서쪽에 있던 재물과 복의 신인 동자복(東資福)·서자복(西資福)에게 제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제주신화에 등장하는 설문대여신, 영등할망, 대별왕, 소별왕과 자청비 등 신상등(燈)과 풍물을 앞세운 길놀이와 서예 달인이 대형 붓으로 입춘 휘호를 쓰는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퍼포먼스가 끝나면 신상들을 좌정시키고 풍요를 기원하는 세경신제를 지낸다. 또 나무로 만든 소인 '낭쉐'를 모시고 고사를 지내는 '낭쉐코사'로 이날 전야제를 마무리한다.

‘입춘 굿’ 놀이는 탐라시대부터 개최되어 온 제주 전래 민속으로 입춘 날 제주 목사가 도내 수심방들을 불러 풍년과 출타 가족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민·관 합동으로 참여하는 기원 축제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문화 말살 정책과 시류에 편승 전승이 단절돼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 1999년부터 무형의 자산을 발굴·복원·재현해 매년 입춘 절기에 개최되는 제주시 상징 전래 민속예술행사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 입춘맞이 행사로, 기원코사, 춘등 달기, 시민참여 축원 마당, 열림난장, 춘등걸궁 등이 개최되고, 4일 본 굿으로 춘경문굿, 입춘굿, 낭쉐몰이 등이 진행되며, 부대 행사로 행사기간 참여마당으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 부스가 마련된다.

또한 삼도2동부녀회는 국수와 돼지고기를 1000원에 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는 ‘천냥 국수’를 마련했다. 제주에서는 ‘새철 드는 날’이라 불리는 ‘입춘’은 한겨울 내 얼어붙었던 대지에 봄이 찾아든다는 24절기 중 첫 절기이다. 이날은 신성한 새해 새철의 첫날로 신성성을 부여해 한 해 농사의 풍년과 각 가정의 무사안녕을 빌었다. 올해도 천년 제주시의 역사·문화적 자원이 가장 풍부한 원도심에서 입춘의 기운을 받아 제주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전달해 가족들 모두의 안녕과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확인하며 새해의 기운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시 삼도2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