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큰소리·무정차 불친절 버스 ‘원성’

도청 인터넷 민원 2015년 452건·작년 325건 등
설명보다 화·정류소 지나치며 ‘시민 발’ 역할 포기

2017-01-26     고상현 기자

지난 19일 오후 A씨는 서귀포시 모슬포에서 시외버스를 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가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그냥 버스카드를 찍으려다가 버스 기사가 다짜고짜 “어딜 가냐”며 버럭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다. A씨는 시외버스를 잘 타지 않아 목적지에 따라 요금이 달라져 카드를 찍기전에 목적지를 말해야 하는 것을 잘 몰랐다. A씨는 “잘 설명해 주면 될 것을 많은 승객 앞에서 화를 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 일부 대중교통 버스기사의 도 넘은 행동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4일 오후에도 B씨가 제주시에 있는 학원에 가기 위해 남원읍사무소 앞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기사가 그냥 지나치고 가버렸다. B씨는 “이 버스를 놓치면 학원에 못 가는데 화가 굉장히 많이 났다”며 “1월 초순에도 차에 타고 있는데 버스 기사가 그냥 문을 닫아서 팔이 문에 끼기도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불친절, 무정차 등으로 접수된 대중교통 불편신고 건수는 2014년 371건, 2015년 452건, 지난해 325건으로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특별자치도에 바란다’ 게시판에도 연일 시민들이 ‘버스기사 불친절’ ‘버스 이용 불편’ ‘제주도버스 실망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러한 버스 기사들의 도넘은 행동이 관광도시 이미지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객 김모(27·여)씨는 “제주도 지리를 잘 몰라서 시내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니깐 ‘바쁘니깐 물어보지 말라’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나모(62·여)씨도 “버스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타고 있었는데도 중국어 안내방송을 틀지 않아 중국인들이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몰라 당황해했다”며 “불친절한 기사들이 제주 이미지를 안 좋게 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제주 지역 버스 기사들의 서비스 관련 교육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1년에 4시간 받는 ‘직무보수교육’이 전부이다. 이마저도 서비스 관련 내용은 일부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홍성화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이 제주도를 찾는 만큼 친절한 관광도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행정에서 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서비스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