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풍요 기원하는 ‘탐라국 입춘굿’

2017-01-25     제주매일

‘탐라국 입춘굿’은 탐라(耽羅)시대부터 내려오는 제주도 유일의 전승문화축제다. 이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제주민예총과 제주시(주최)는 그동안 전통의 복원을 시도하고, 고유한 의미를 현대적으로 창조 계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힘입어 ‘탐라국 입춘굿’은 이제 한 해의 풍요(豊饒)를 기원하는 ‘봄의 제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올해는 축제의 주제를 ‘빛의 씨앗을 품다’로 정했다. 무척이나 어지러웠던 지난 한해를 마무리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랫말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번 입춘굿 축제는 이른 설과 함께 찾아온 설렌 봄을 맞이하는 ‘입춘맞이’와 정유년(丁酉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본 굿’으로 구성됐다. 25일 제주목관아 일대에서의 기원코사와 춘등걸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새철 드는 날’을 기다리는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다.

축제의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제주시 중앙지하상가에선 한 해의 소망과 건강을 비는 소원지 걸기 등의 축원마당이 시민들과 함께 진행된다. 또 입춘(立春) 전날인 3일엔 제주성 미륵코사와 춘등걸궁, 서예가인 강창화 선생(한국예총제주도지회 전 회장)의 입춘휘호 서예퍼포먼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한 해의 무사안녕(無事安寧)을 기원하는 ‘본 굿’은 입춘 날인 4일에 열린다. 이날은 제주 전통인 입춘굿과 함께 ‘춘경문굿’이 선보이며, ‘낭쉐몰이’와 ‘마무리난장’까지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진다.

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역사와 전통을 담아내고 있는 ‘탐라국 입춘굿’ 축제를 주관하는 자체가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문제와 지역상권 및 청년들과 함께하는 부분들은 앞으로 계속 고민하며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모든 축제는 지역주민 등 사람들이 적극 참여할 때 더욱 빛이 난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움츠러들엇던 몸과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족들을 동반해 ‘탐라국 입춘굿’ 축제에 흠뻑 빠져보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모든 궂은 일들을 떠나보내는 한편 빛의 씨앗을 품고 새 봄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노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