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풍요기원 ‘입춘굿’ 내달 3~4일

제주민예총 주관 제주목 관아·원도심 일원서
오늘부터 춘등걸기 ‘새 철 드는 날’ 행사 시작

2017-01-24     오수진 기자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봄의 제전’이 열린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민예총(이사장 강정효)이 주관하는 올해 탐라국 입춘굿은 어지러웠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빛의 씨앗을 품다’로 축제명이 정해졌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랫말에서 착안됐다.

축제는 이른 설과 함께 찾아온 설렌 봄을 맞이하는 ‘입춘맞이’와 정유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본 굿’으로 구성됐다.

우선 25일 제주시 제주목 관아 일대에서 기원코사와 춘등걸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새 철 드는 날’을 기다리는 입춘맞이 행사가 열린다.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제주시 중앙지하상가에서는 시민들의 참여로 한 해의 소망과 건강을 비는 소원지 걸기 등 축원마당이 진행되며, 입춘 전날인 3일에는 제주성 미륵코사, 춘등걸궁, 한국예총제주도지회 강창화 전 회장의 입춘휘호 서예퍼포먼스, 낭쉐코사 등 정유년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와 다양한 퍼포먼스, 퍼레이드 등이 원도심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본 굿이 열리는 4일에도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굿은 이어진다. 관공서 등을 돌며 행해지는 ‘춘경문굿’, 제주 전통 ‘입춘굿’, ‘낭쉐몰이’, ‘입춘탈굿놀이’, ‘마무리난장’까지. 도민사회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며 제주도심 일대는 10여 일 간 축제로 물든다.

‘탐라국 입춘굿’은 탐라시대부터 이어지는 제주도 유일의 전승문화축제로 제주민예총이 매년 전통 복원을 시도하고, 고유한 의미를 현대적·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정효 이사장은 “역사와 전통을 담아내고 있는 입춘굿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주최 측 입장에서는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며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부분과 지역상권, 청년들과 함께 하는 부분들은 계속해서 진행해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올해 낭쉐몰이 호장은 고병기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이 맡는다. 제주민예총은 “매년 호장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도 “입춘굿 자체가 농경의례라는 점 등을 고려해 농협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