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울적한 맘 달래나"

담배ㆍ소주값 인상조짐 서민들 울상

2005-08-29     한경훈 기자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벌이는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담배ㆍ소주 등의 가격이 오를 기미를 보여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담배값 1000원 인상을 목표로 150원인 건강증진금을 354원으로 한 차례 올리며 담배값을 500원 인상했다.
이어 최근에는 담배 1갑당 부과되는 건강증진금을 다음달 중 204원 추가 인상하기로 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한 갑당 354원인 담배의 건강증진 부담금은 558원으로 높아지고 다른 세금들까지 올라가면 담배값은 연내에 500원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소주마저도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26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과 주류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출고원가(제조원가+적정마진) 대비 소주 주세율은 현재의 72%에서 내년부터는 90%로 오른다.

이에 따라 현재 800원 정도인 소주(360㎖) 공장출고가가 내년부터는 897원으로 12% 가량 올라 소비자가격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그런데 소주와 담배는 불황을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영난과 취업난, 매상격감으로 시달리는 서민들이 시름을 달래주는 품목이다.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이들 품목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때문에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담배와 소주 가격이 인상될 경우 서민들의 쓸 수 있는 돈이 줄고 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세금 부담은 우리 사회에서의 상대적인 약자인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자 김모씨(41ㆍ제주시)는 “벌이도 시원치 않은 판에 그나마 시름을 달래주던 담배, 소주도 맘대로 못하게 생겼다”며 담배.소주값 인상 움직임에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