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교수회, 총장선거방식 개편작업 돌입
교수회, 룰 만들기 착수…3월 공청회 후 투표로 결정
교육부 ‘간선제’ 압력 불구 직선제 등 3가지안 검토
1989년부터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해오다 2012년 간선제로 전환한 제주대학교가 이번 제10대 총장선거에서는 어떤 선출방식을 적용할 지 주목된다.
새로운 총장 임기는 2018년 2월 19일부터이지만, 임기 만료 2개월 전까지 교육부에 2인을 추천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선거는 올해 11월 중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고성보 제주대 교수회장은 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17일 교수회장실에서 마련된 인터뷰에서 “현재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선거 룰을 정하기 위한 기본계획용역을 발주한 상태”라며 “직선제와 간선제, 교육부가 권고한 또 다른 형태의 간선제 선출 방식 등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교수회장은 “선거과열 등 여러 병폐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직선제가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교육부가 간선제를 선택하는 학교에 재정사업 심사 시 가점을 주겠다고 하는 등 학교 재정 문제가 연결돼 있어 장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교수회에 따르면 우선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대략 세 가지다. 다시 직선제로 회귀하거나 현행 간선제를 유지하는 것, 교육부가 제안한 방안으로서 현행 간선제에 정책평가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교육부의 안은 ‘간선제 60%, 정책평가 40%’로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요소를 집어넣었지만 사실상의 당락은 간선제에 의해 좌우될 공산이 크다.
더불어 교수회는 인물과 인지도 위주로 흐르는 선거를 막기 위해 직선제적 선출방식에 정책평가단의 가중치를 두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수회는 일단 2월 중 용역 결과를 받아 내부적으로 논의한 뒤 3월 공청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늦어도 7월말까지 선거방식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대학교 총장선거규정에 따르면 추천관리위원회는 총장 임기만료일 7개월 전에 구성되고, 후보자 모집공고는 만료일 4개월 전까지다. 허향진 총장의 임기가 2018년 2월 18일까지임을 감안하면, 7월 중 추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늦어도 10월에는 후보자 모집 공고가 시작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차기 총장 후보군에 어느 때보다 많은 수가 거론돼 치열한 전투를 예고하고 있다.
물망에 오른 이들은 강민제(전자공학전공), 강성하(의학전문대학원), 김세재(생물학과), 김창군, 송석언(이상 법학전문대학원), 김철수(전산통계학과), 이남호(화학코스메틱스학과), 이효연(분자생명공학전공) 교수다.
제주대 내부 관계자는 “보통 서너 명, 많아야 다섯 명이던 후보군이 두 배 가까이 포진했고, 이미 출신 고등학교별로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했다”며 “총장 선출방식만큼 중요한 것이 후보군 정리”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