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행정’을 둘러싼 갖가지 잡음

2017-01-15     제주매일

제주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쓰레기 정책’과 관련 갖가지 잡음(雜音)이 흘러나오고 있다.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최근엔 대학생 동계 아르바이트를 놓고도 논란이 무성하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취임 직후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시정(市政)의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서 포커스를 잘 맞췄다는 평가도 받았고, 스스로 ‘쓰레기 시장’을 자임할 만큼 의지 또한 강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방법)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쓰레기 정책에 분노하는 시민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정을 집중 성토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요일별 배출제는 쓰레기를 줄이는 정책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일본에 다녀와서 몇몇 정책을 그대로 베껴온 것”이라며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면 쓰레기 양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의 주장은 정작 쓰레기 관련 인력과 예산은 줄이면서 도민들 고통만 강요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뒷받침 하듯 제주도와 제주시 홈페이지에도 작금의 쓰레기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넘쳐난다.

요일별 배출제로 쓰레기가 20% 줄었다고 홍보하지만 그만큼 고스란히 집에 쌓여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한 채 제주시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탁상(卓上)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에 이어 비판은 ‘동계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옮겨 붙고 있다. 제주시는 대학생들의 사회체험과 시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사실상 추운 겨울 오로지 ‘클린하우스 지킴이’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는 “사회를 경험하러 왔더니 쓰레기만 지키라네요”란 한 대학생의 말 속에 그대로 묻어난다.

‘쓰레기와의 전쟁’이 지금처럼 흔들리는 것은, 행정이 그동안의 자기반성은 없이 ‘시민들의 낮은 의식’만 나무라는 오도(誤導)된 행태에 기인한다. 이번 쓰레기 정책의 성패는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임을 먼저 인정해 시민들을 설득하는데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