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해양오염사고 급증 ‘주범’은 어선

2014년 13건서 지난해 27건…어선이 63% 차지
작업 미숙·항해 부주의 등 대부분 선원 과실 때문

2017-01-11     고상현 기자

지난 달 22일 서귀포시 남쪽 2km 해상에서 J호(29t)의 선체 밑바닥 부분이 파손돼 좌초되면서 경유 3.4㎘가 유출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제주 해경은 펜스형 유흡착재를 설치하는 등 방제 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3월 11일에도 서귀포시 성산포항 여객선 부두에 정박하던 D호(325t)가 원인 미상으로 침몰하면서 폐유 1.68㎘가 바다로 흘러갔다. 해경은 기름회수기 사용 등 방제 작업을 벌여 겨우 사고를 수습했다.

이처럼 해마다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오염사고가 발생하면서 제주 바다가 신음하고 있다. 11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매년 제주도 해상에서 발생한 오염사고는 2012년 11건, 2013년 16건, 2014년 13건, 2015년 20건, 지난해 2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에서 발생한 264건의 해양오염사고(유출량 227㎘) 중 20.66%(47.1㎘)의 오염물질이 제주 바다로 흘러갔다.

특히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해양오염사고(87건) 중 63%(55건)가 어선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유류 이송, 스위치 조작․관리 등 작업 중 실수가 전체 사고 발생원인 중 51%(45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해 5월 23일 서귀포시 마라도 북서쪽 20m 인근 해안에서 어선 M호(9.77t)가 졸음운전으로 암초에 좌초되면서 경유 0.9㎘가 유출되기도 했다.

윤성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어선 오염사고를 줄이기 위해 선주․선장을 대상으로 기상 악화 시 무리한 운항을 자제토록 하는 등 선박 안전 운항을 위해 지속해서 계도 활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어 “특히 오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양오염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방제 훈련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