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기운으로 새 희망 열어야

2017-01-01     제주매일

정유년(丁酉年) 새해, 새 아침이 밝았다. 독자 및 도민 여러분의 가정마다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게 깃들기를 기원한다.

닭의 힘찬 울음소리는 새 아침의 시작을 알린다. 특히 올해는 붉은 닭의 해다. 벌써 그 용솟음치는 기운이 불끈 느껴지는 듯 하다. ‘병신년의 상처’가 너무나 컸기에 새 기분으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어 그런지도 모른다.

십이지(十二支) 중 유일한 조류인 닭은 총명하고 용감하다. 머리에 관(볏)을 썼으니 ‘문(文)’을 갖췄고, 발톱으로 공격하고 적을 보면 싸우니 ‘무(武)’와 ‘용(勇)’을 내세우기에 손색이 없다.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며(仁), 때를 맞춰 어김없이 우는(信) 등 다섯 가지 덕을 갖췄다.

옛 제주인들도 닭을 매우 신성시 여겼다. ‘천지황 본풀이’를 보면 혼돈 그 자체였던 태초(太初)에 “천황닭이 목을 들고, 지황닭이 날개를 치고, 인황닭이 꼬리를 쳐 크게 우니 갑을동방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아무튼 닭의 울음소리는 새 아침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상징이다. 더욱이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끼어 있는 ‘대선(大選)의 해’다. 그러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정치인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여야의 대권 주자들은 너나없이 혼돈에 빠진 나라를 자신이 바로잡겠다고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든다)’라는 의미심장한 화두를 내놨다. 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마부위침(磨斧爲針)’을 차용했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주역인 유승민 의원도 ‘불파불립(不破不立)’을 화두로 던졌다. ‘낡은 것을 깨뜨려 새 것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이런 의지와 다짐들이 끝까지 지켜지고 실천으로 옮겨질지는 의문이다. 그것은 최순실에게 놀아난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통해 우리가 똑똑히 목격한 바 있다. 때문에 국민이 늘 깨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무참히 무너뜨린 국격(國格)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위정자들이 아니라 ‘촛불’을 든 국민들이었다.

하루의 새벽을 깨우는 것은 닭의 울음소리지만 그 하루를 얼마나 내실 있게 채우느냐는 우리들 몫이다. 이는 국가적, 지역적인 일도 마찬가지다.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 새해, 새 희망을 힘차고 알차게 열어나가는 것도 결국 우리의 올바른 각성과 노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