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환경과 인간이 아름다운 제주”
인간은 환경적 동물
구성원이면서 환경의 영향 받아
인구 늘며 다양한 문제 발생
그래서 화두는 지속가능성
자연·도시·인간 모두의 공존 목표
수준 높은 정신문화 보여주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다는 말이다. 모두가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 사회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을 크게 확장시키면 “인간은 환경적 동물”이 된다. 인간은 환경의 구성원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면서, 그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예전에는 인간들이 많지 않고, 덜 탐욕적이어서 ‘천재지변’을 제외하곤 환경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자연은 잔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인간의 ‘도발’에 의연했었다. 자연은 스스로의 치유력으로 도발의 흔적을 지워주기도 했다.
그런데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들이 탐욕스러워졌다. 자연이 전부이던 ‘환경’의 문제에 도시까지 끼어들었다.
자연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 이뤄졌다. ‘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를 명분으로 더욱 파괴적이 됐다. 자연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화석연료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농지·택지 개발과 목재를 위한 무분별한 벌목에 따른 산림 파괴와 사막화, 과도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의 결과물인 ‘농토의 사망’과 해양오염 및 백화현상 등 인간의 공격은 생채기 수준을 넘어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폭설과 폭우·가뭄, 사상 최대 규모의 허리케인 등 이상기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말 32년만의 폭설로 빚어진 ‘제주섬 고립’ 사태와 10월 특별재난지역의 피해를 남긴 태풍 ‘차바’ 등 제주 역시 ‘부메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대부분 인간이 초래한 문제들이다. 소탐대실이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다 더 큰 화를 자초했다.
그래서 던져진 화두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환경을 인간이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감이다. 환경적 동물로서 인간이 마침내 환경과의 공존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첫째 필요조건은 자연의 청정이다. 이게 가능해지면 아둔한 인간이 던진 부메랑인 ‘이상기후’ ‘사막화’ ‘백화현상’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개발도 그만 돼야 한다. 그런데 제주에선 아직도 중산간 지역에 사상 최대 규모의 오라관광단지와 강정농어촌관광휴양단지 등이 ‘특혜’ 의혹과 논란 속에 추진되고 있다.
도시와 인간의 공존도 필요하다. 쓰레기와 생활하수, 자동차 주차난 및 교통체증 등 늘어나는 인구는 도시에도 많은 부작용을 야기했다. 제주도에도 이러한 문제 해결이 발등의 불이다.
쓰레기 매립장은 포화상태에 이른지 몇 년째다. 하수종말처리장도 용량이 부족, 조그만 비에도 하수가 바다로 넘쳐나가기 일쑤다. 환경과 인간의 공존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인간과 인간의 공존도 노력해야 한다. 개인주의와 함께 이주민 등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제주도 특유의 인심이 사라져버렸다. ‘김영란법’ 등 제도적인 원인도 없지 않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었던 ‘정(情)’의 자리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거래(去來)’가 대체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선 도민 모두의 업그레이드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제주도청 공무원들은 ‘청렴도 최하위 또는 바닥권’이란 지적을 이제 그만 받아야 한다. 역량을 키워 제주도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는 확신을 도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길 바란다.
도민들도 ‘성장’해야 한다. 섬의 정체성과 폐쇄성을 혼돈하지 말자.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면서 생각과 지식은 섬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 모두가 미래로 전진하는 이 시대에 가만히 있는 것은 도태(淘汰)에 다름 아니다.
이리하여 제주매일은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화두를 ‘청정과 공존- 환경과 인간이 아름다운 제주’로 잡았다. 이는 제주도만이 아니라 환경파괴 등 자연과 인간의 충돌, 종교·인종 갈등으로 인한 인간과 인간의 충돌 등 지구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물질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자. 콘크리트를 뛰어넘는 국제수준의 정신문화로 세계 속의 제주 만들기에 행정과 도민 모두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