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에도 타오른 ‘송박영신’ 제주촛불

31일 오후 제주시청 광장
“박근혜 보내고 새해맞자”
공연 등 축제분위기 진행

2016-12-31     고상현 기자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촛불이 2016년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제주 도심에서 타올랐다.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새해맞이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주최 측 추산 총 1500여명(경찰 추산 700여명)의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집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없는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전인 4시부터는 인근에서 ‘대형 초 소원지 달기’ ‘박근혜 대통령 퇴진 기원 캘리그라피’ 등의 부스가 마련돼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제주 지역 청소년·대학생으로 구성된 제주나비에서도 ‘위안부 합의 무효’ 촉구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본 행사가 시작되자 시각장애인인 홍관수씨, 사우스카니발, 시민합창단의 노래 공연이 이어져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집회 중간에 사회자가 시민들이 새해 소원을 적은 소원지를 발표할 때마다 많은 시민들이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소개된 시민들의 새해 소망에는 ‘빚 없는 세상’ ‘각시 미안해 주말마다 함께 못 해서 새해엔 박근혜 퇴진시켜서 주말마다 놀러가자’ ‘해고의 불안이 없는 세상’ ‘근혜야 해도 바뀌는데 퇴진해서 진짜 좋은 세상 만들어 보자’ 등이 있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제주도심에 울려 퍼졌다. 고명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독재 정권의 유산인 박근혜를 퇴진시켜야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2017년엔 박 정권을 끌어내리자”고 했다.

제주에서 열린 모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김모(51)씨는 “촛불이 부패한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게 했다”며 “이번에 어린 친구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이들이 열패감을 느끼지 않도록 박 정권 퇴진 때까지 촛불을 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29일 처음 열린 가운데 이날까지 진행된 총 11차례의 제주도민 촛불집회에는 집회 측 추산 총 5만여 명의 제주도민들이 참여했다. 전국적으로는 63일 만에 누적 인원 1000만여 명의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