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와 제2공항의 우울한 미래

2016-12-28     김정순

지난해 제2공항 건설계획이 전격적으로 발표된 이후 제주도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현재 제주는 관광객 증가와 인구 급증으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통체증 심화, 부동산 가격 폭등, 생활쓰레기의 폭발적 증가, 하수처리 용량 초과, 지하수고갈 등의 문제와 함께 각종 사회문제들이 뒤를 잇고 있다. 지금의 관광객 숫자로도 벌써 다양한 환경적·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제2공항 건설로 관광객이 기하급수로 증가할 경우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계획은 전무하다.

대량관광은 세계적으로 한때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각광받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스페인 마요르카를 들 수 있다. 제주도보다 2배 정도 큰 지중해의 유명한 휴양지 마요르카는 매해 2000만여 명이 찾는다. 하지만 화려한 통계 이면에 ‘마요르카는 파라다이스인가 악몽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종 환경·사회적 문제에 시달려 왔다. 관광객의 증가로 인해 해안선과 비옥한 토지에 호텔과 건축물이 들어서게 됐고 이러한 난개발은 마요르카가 가지고 있던 매력을 감소시켜 값싼 관광 상품을 즐기러온 여행객들로 넘치게 되었다. 이는 현재 제주 중국관광객의 저가 관광과도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증가로 인해 물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도세는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경제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숙박업, 교통업 분야 등의 일자리 창출과 관광지의 수익증가 이면에 물가 상승, 관광산업 일변도 중심의 획일적 지역발전,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일어나면서 경제적 안정성이 불안해졌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사회·경제적 문제 때문에 마요르카는 1995년부터 대대적인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즉, 환경을 핵심으로 관광과 지역개발 전략을 새로 짜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도는 ‘청정’과 ‘공존’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제2공항 건설계획은 제주도를 더 이상 청정하지 않은 곳으로 추락시킬 것이며 이는 곧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간의 공존마저 파괴할 것이다. 또한 제2공항 건설은 마요르카의 우울한 과거의 전철을 밟게 할 가능성이 높다. 제2공항 건설계획은 결코 제주도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사)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