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생명의 탄생과 연안해역의 가치

2016-12-28     홍성완

지구 생명체 바다 세균에서 시작
연안해역 0.6% 면적서 70% 생산

지구의 탄생은 지금부터 46억년 전으로 추정된다. 지구 탄생 초기 대기의 성분은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질소·염화수소 등으로 산소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아 지구표면의 냉각과 함께 대기 중의 수증기는 응축, 물로 되어 원시 해양을 형성했다. 이것이 바로 바다의 탄생이다.

지구상에 처음으로 출현한 생명은 유기물이 없이 이산화탄소를 잘 이용하여 살아갈 수 있는 광합성 생물이다. 광합성을 하는 생물이라면 누구나 식물을 생각하게 된다. 식물이라면 보통 우리들 주위에 있는 나무와 화초를 연상하겠지만 가장 최초의 광합성 생물은 바다에서 사는 광합성 세균이었다.

이 시기에는 육지는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이에 비해 바다의 얕은 곳은 해수가 자외선을 차단하였고 광합성에 필요한 파장의 빛을 통과시켜 주었기 때문에 광합성 생물이 살아가는 데는 알맞은 장소였던 것이다.

광합성 세균은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와 같은 환원성 화합물 및 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세포의 크기가 커지면서 난조류로 진화한 식물의 탄생이 이루어졌다. 바다에서 광합성 생물이 탄생하게 되면서 드디어 산소가 처음으로 지구상에 출현하게 되고, 생물이 육상으로 진출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바다는 지구표면의 71%를 점유하고 평균 수심은 약 3800m이다. 바다에는 육지의 산맥과 산과 같은 해령과 해산이 있으며, 육지로부터 수심 200m까지의 대륙붕과 이어서 대륙사면·해구·해저로 지형이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대륙붕 이후의 수심대를 외양으로, 대륙붕까지의 수심대를 연안해역이라고 부르고 있다. 연안해역은 우리들에게 있어 아주 귀중한 곳이다. 해저에는 보통 암반과 모래가 주를 이루나, 아열대나 열대에서는 산호초와 망그로브(대형 상록수)가 넓게 자리하고 있다.

연안역 암반에서 자라는 해조류는 일반적으로 수 10m 이하에 서식하고 있다. 때문에 해조가 번무하는 영역은 만조시에는 해면 하에서 간조시에는 육지가 되는 조간대와 수심 50m 정도까지의 아조간대이다.

해조류나 플랑크톤인 광합성 생물이 광합성으로 산소를 공급하는 양과 흡수에 의해 소비하는 산소량이 같아지는 심도를 ‘보상심도’라고 한다. 따라서 이 보다 깊은 심도에서는 증식이나 성장이 안 된다. 따라서 해조류는 조간대에서 아조간대에서만 살 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해조류가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공간을 ‘해중림’이라 하고 치어들은 성장단계에 따라 해중림에서 서식하는 종이 많다. 또한 지금은 거의 사라져 환상의 어류라고 말하고 있는 청어나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는 도루묵은 다시마와 모자반류 등의 해조류에만 산란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또한 전복·소라·성게 등의 먹이가 되고 있기 때문에 해중림은 수산자원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 게다가 본체에서 갈라지거나 해저에서 떨어져 외양으로 흘러 떠다니는 해조류로 이뤄진 유조(流藻·drifting seaweed)는 꽁치 등의 산란장이면서 많은 치어들의 거처이기도 하다.

이처럼 연안해역은 바다의 생명 유지에 있어 너무나 중요하다. 특히 바다 면적의 0.6%에 불과하지만 1차 생산력(광합성)은 열대우림의 생산력(탄소고정)에 뒤떨어지지 않고 또한 전 바다의 바이오매스(생물량)의 70%는 연안해역에 의한 것이다.

1차 생산력만 봐도 연안해역은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공간이다. 그러나 연안해역은 기후변화와 해황 등에 민감하고 육지와 접해 있어 육상으로부터의 오염원에 의한 피해가 예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도 마을어장은 갯녹음 확산·아열대화 등으로 위험 요소가 한층 더해지고 있다. 청정하고 풍요로운 제주바다를 다음세대로 물려주기 위해서는 연안해역에 대한 보전 노력과 연구가 계속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