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의 제주 미래산업 비전

2016-12-26     김정학

인터넷·인공지능의 신기술 시대
아젠다 발굴 지속가능 발전 도모

다보스포럼은 지구촌 도시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 세계 주요 정치인과 경영자 등 거물들이 7만1000달러의 연회비에도 불구, 매년 달려가면서 다보스는 더 이상 스위스의 조그만 도시가 아니다. 어쩌면 높아진 도시의 지명도보다 지구촌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 지구촌의 아젠다를 논하는 장소라는 의미가 더 클지도 모른다.

2016년 1월 개최된 다보스포럼에서의 아젠다는 ‘4차 산업혁명’이다. 세계는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영역이 연결돼 기존의 생산 방식,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이 혁명적으로 변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정확히 2개월 후 상징적인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터졌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인간대표’ 이세돌 간의 바둑대결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가 승리했다.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암환자의 진단과 치료법을 인공지능에게 물었더니 의사들의 처방내용과 다름이 없었다는 기사도 나온다.

지금까지 인류에겐 3번의 산업혁명이 있었다. 1차는 증기기관 발명과 석탄에너지로 하는 철도 인프라, 2차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대량생산 생태계 구축, 3차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한 생산과 유통 시스템의 자동화였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제품의 지능화다. 일반적으로 IBCA로 요약하기도 한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빅데이터(Big Data)·가상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인터넷으로 초(超)연결되고,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이버와 물리적 시스템이 정교하게 연동되는 복합시스템으로 사회가 재편되고, 이들은 인공지능이 접목되며 새로운 차원의 산업 기반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버·의료융합·안티에이징·코스메슈티컬(화장품 cosmetic+의약품pharmaceutical)·드론·물·바이오·스마트유통 등 신산업이 태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신산업은 자동화 및 소비트렌드에 접목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부각될 것이다. 제주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제주도는 청정과 공존의 이념을 바탕으로 제주미래산업의 비전과 목표를 도출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제주의 미래유망산업을 발굴해서 도민에게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행 지역산업 정책 평가, 성과 및 생태계 분석, 국내·외 신성장동력 육성계획 고찰, 선진국 등의 제조업 혁신 정책 동향 등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도내 기관·단체와 공동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최초로 제기한 세계적 석학과 유수의 연구기관장을 초청, 제주의 미래를 예측하고 제주미래산업에 대한 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제주의 아젠다를 발굴해서 제주의 꿈과 제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제주미래산업보고서’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제주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탄소없는 섬 제주(Carbon Free Island 2030)계획, 전기차,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도정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제주 전역의 무료 와이파이 구축, 스마트 관광과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 등 어느 지역보다 높은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빅데이트 자료가 충실하게 축적돼 있어서 인프라 측면에서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하다고 본다.

싱가포르는 2015년에 ‘Singapore 2065’라는 미래보고서(제주미래비전과 유사한 성격)를 발행하였고 중국은 ‘중국제조 2025 플랜’을 만들어서 준비 중에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함께 예상되는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현실 속에서 제주도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