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 줄이고 지형 활용 아이 놀이터 조성해야”
제주도교육청 ‘어린이놀이터 건립 워크숍’
편해문 전문가 “유지·관리비 확보도 중요”
기구가 적고 자연 지형 물을 적극 활용한 놀이터가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조언이 나왔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26일 제주도교육청이 이례적으로 주최한 미래세대를 위한 놀이터 조성 워크숍에서 지난해 순천시에서 기적의 놀이터를 만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제주형 놀이터를 위한 몇 가지 당부를 건넸다.
편 씨는 고무매트 위에 놀이기구가 주인공으로 들어앉은 현재의 놀이터들은 재미없는 놀이터라고 단언했다. 계단으로 올라가서 경사면으로 내려오도록 강요한다는 의미에서 ‘지시적인 놀이터’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편 씨는 지난해 기적의 놀이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공유한 의견과 행정의 경험을 토대로 “기구를 줄이고 경사로 등의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한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어른들의 입장에서 불편함이 있어야 아이들에게 사랑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놀이터는 유지와 관리가 중요한 만큼 교육청과 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와 형태로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추진해야 하고, 완공 후 유지 주체와 비용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외 놀이터 사례를 발표한 김형훈 미디어제주 편집국장도 자연물을 활용한 놀이터를 강조했다.
김 국장은 독일 방문 때 낙엽수와 작은 나무 조각을 천연 충격 완화재로 사용한 어느 유치원 놀이터의 사례를 인용하며 땅을 밟고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발표자들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과도한 염려가 오히려 아이들을 즐겁게 놀지 못하게 한다는 아쉬움을 공통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김 국장은 즐거운 놀이를 막는 요소의 하나로 아이들의 모든 탐색행위를 제재하기에 바쁜 ‘부모’를 거론했고, 편 디자이너는 아이들의 안전사고가 많은 곳은 실외가 아니라 실내라며 아이들의 실외활동을 어른들이 더 여유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제주교육정책연구소가 도내 4~6학년 671명으로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조사에서는 ‘방과 후 주로 어디에서 노느냐’는 질문에 ‘집 근처 놀이터’라고 답한 학생은 4.97%에 머물러, 정작 아이들을 위해 조성한 놀이터가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방과 후 놀이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1시간 정도’라는 응답이 44.71%로 가장 많은 가운데 ‘놀지 못 한다’는 응답도 26.57%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