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힘찬 ‘숨비소리’ 세계로
마침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자랑스러운 세계문화 아이콘으로
마침내 제주의 여인들이 해내었다. 제주를 일궈온 우리 어미니들의 얼과 정신이 담긴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이 낭보는 지난달 30일 한국시간으로 자정이 조금 넘긴 시간 전해졌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개최된 제11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제주해녀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것이다. 참으로 감개무량한 순간이었다.
2011년부터 추진해온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사업이 최종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이러한 영광과 쾌거는 바로 해녀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이어받은 제주도민들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5년전 본격적인 시작은 2011년 도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제주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다. 이어 제주해녀문화 세계화 5개년 계획이 수립되자 ‘필요성’에 머무는 수준이었던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사업은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때마침 문화재청에선 유네스코 등재 종목의 다변화를 위해 국가무형유산 종목 선정 용역에 들어갔다. 이것이 우리에겐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호기로 작용했다.
당시 문화재청 용역진은 국가무형유산 예비목록으로 제주해녀를 올려놓은 상황이었지만 ‘중앙에’ 해녀 전문가가 없다보니 제주도에 제주해녀 관련 부분 작성을 요청해왔다. 이에 제주도는 재빨리 도내 전문가를 중심으로 제주해녀 부분을 작성해 줬고, 제주해녀는 2012년 국가무형유산 목록 중 우선등재 추진 목록 11개에 포함되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제주도는 2012년도에 등재신청서 및 등재영상을 사전 제작해 놓았다. 이 자료들은 ‘준비된 유산, 제주해녀’의 이미지로 활용돼 지속적으로 문화재청에 등재를 요청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그리고 등재종목 선정 의결권을 가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을 대상으로 제주해녀 홍보도 병행했다.
그 결과 2013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 대상 신청종목으로 선정되면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이후 유네스코 등재는 문화재청과의 협조 하에 순조롭게 추진, 지난달 30일 에티오피아에서 최종 등재가 확정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제주해녀의 날 지정, 해녀 인명록 제작 등 자긍심을 높이는 사업은 물론 다양한 연구·조사, 해녀학교 지원 등을 강화할 것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도 추진, 해녀문화의 가치를 미래 자산으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고령화로 접어든 해녀들의 생업과 복지는 체계적인 전승을 위한 선결과제다.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네 가지 해녀 특별지원대책을 마련,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그 첫째는 제주해녀들의 주 소득원이며 최대 숙원 사업인 소라가격 안정을 위해 ㎏당 5000원까지 보장이다. 둘째는 체력 저하로 소득이 감소하는 70세 이상 해녀들의 소득보전과 물질사고가 빈번한 80세 이상 해녀들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고령해녀 소득보전 직접지불제 시행, 셋째는 신규 해녀 양성 활성화를 위한 어촌계 가입비 지원 현실화와 신규 해녀들에 대한 초기 정착금을 3년간 지원해 미숙한 물질에 따른 소득불안을 해소해줄 방침이다. 마지막 넷째는 3년에 1벌씩 지원되던 해녀복을 매년 지원, 해녀들이 쾌적하게 물질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제주해녀의 지속을 위한 사업은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도정의 임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주도민의 관심과 격려다.
해녀는 우리의 어머니다. 그녀들이 있었기에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을 이기고 지금의 건재한 제주가 서게 된 것이다. 민관이 합심하여 제주해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한다면 그녀들이 내뿜는 힘찬 ‘숨비소리’가 끊기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인이 배우고자 하는 가장 독특하고 자랑스러운 세계 문화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