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인상 예고한 한라산·일출봉 입장료
‘제주 자연가치 보전과 관광문화 품격 향상을 위한 워킹그룹’이 전체회의에서 도출된 입장료 현실화 최종 방안을 15일 제주도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구인 한라산국립공원과 성산일출봉의 입장료가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워킹그룹(위원장 강만생)이 권고한 입장료는 한라산이 성인 기준 2만원 내외, 성산일출봉은 1만원 내외다. 제주도는 이를 토대로 적정 수용인구(총량) 분석 등을 통해 인상 여부와 인상 폭 등을 결정, 내년 하반기부터 입장료를 현실화할 방침이다.
이번 입장료 인상안과 관련 위킹그룹은 “제주 환경자산의 가치 보전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라산의 경우 미국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과 중국 황산 등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국제보호지역이란 점, 또 성산일출봉은 연 300만명 이상 방문하는 관광지로 입장료 인상을 통한 탐방 수요 억제 필요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자연유산 40곳의 평균 입장료는 2만4000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황산이 3만8000원으로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으며 그랜드캐니언 1만7000원, 베트남 하롱베이 7800원 등이다.
워킹그룹은 징수된 입장료 일부를 환경보전기금으로 적립해 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입 및 관리, 주요 관광지 환경개선 지원, 직업형 해설사 운영 경비 등에 사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권고사항인 만큼 행정당국에서 현실에 맞게 접목시켜 나갈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를 주문했다.
이와 관련 환경훼손 방지 등 입장료 현실화에는 공감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린다는 비판의 시각도 있다. 지금까지 한라산국립공원은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료만 부과해왔다. 성산일출봉의 입장료도 성인 기준 2000원이었다.
한라산과 일출봉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이다. 때문에 이러한 환경자산의 가치 보전과 지속 가능성 확보는 필수적인 요소다. 다만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가치와 의미를 함께 나누고 즐길 ‘향유권’을 너무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제주도가 이를 감안해 슬기로운 방안을 도출해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