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과 스마트농업
농업선진국 이미 ICT기법 결합
스마트팜·소비트렌드 지향 필요
세상이 급속하게 돌아가고 있다. 인터넷으로 지구촌이 연결돼 “이런 세상도 있나” 놀랐던 게 불과 얼마 전인데 이제는 ‘스마트’라는 화두 하나로 사실상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 성큼 다가왔다.
‘스마트’는 정보통신 등 2차산업뿐만 아니라 농업에도 필수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방법의 농업은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답은 ‘스마트농업’이다. 각국의 선각자들은 스마트기술과 결합한 농업이 지속가능한 농업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공상과학 등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뿐 실제 우리 세대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벌써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된 다양한 기술들이 일상적인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음을 볼 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 3월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세기적인 바둑대회는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IBM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Watson)’은 세계 최고의 병원에서 암 진단 등에 투입돼 성과를 내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상상할 수 없었던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4차 산업혁명은 한마디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물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1대1 또는 1대 다수, 다수 대 다수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초연결(hyper-connected) 시대라 정의할 수 있다. 이런 초연결 사회에 적응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던져졌다.
이제 농업에도 소비자 트렌드를 바로 읽고 ICT기법을 이용한 유비쿼터스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생산에서 유통, 농촌생활에 이르기까지 혁신적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농업선진국은 ICT기법을 농업기술과 결합, 지속가능한 스마트농업을 추구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이 농업 전체를 의미한다면 스마트팜은 시설에 관계되는 농업분야를 말한다. 센서·정보통신·기기제어 등이 능동적으로 제어되는 스마트기술 즉, 시설 환경 제어가 축적된 빅데이터와 첨단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설농업 기술인 것이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스마트팜 도입 농가와 일반 농가의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스마트팜 농가가 단위면적당 수량과 소득이 늘어났다는 의미 있는 자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과거 단편적인 환경제어에서 스마트팜 기술 도입으로 일사량·온습도는 물론 심지어는 이산화탄소(CO₂)농도까지 매우 정밀한 시설환경 제어가 가능해진 결과다.
농업기술원에서도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과 국지기상 상황을 수집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올해까지 34개소의 스마트팜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앞으로 스마트 농업관련 사업을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다.
요즘은 혼자서 밥 먹고 술마시는 ‘혼밥’ ‘혼술’ 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혼밥족은 밥을 먹을 때 주로 페이스북 등 SNS(43%)를 하거나 동영상을 본다는(25%) 어느 설문조사의 대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온디맨드(On-demand,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 등을 바로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를 지향하는 소비자 트렌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스마트폰과 연계돼 검색·주문·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간편함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계속 많아질 것이다.
네덜란드·이스라엘 등 선진국은 다양한 과학기술을 접목, 세계 스마트농업을 주도하면서 관련 기술을 수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시설농업 비중은 높으나 스마트팜은 첫걸음을 뗀 정도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함께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현실 속에서 제주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다양한 스마트와 농업기술의 융복합 등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