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 수시 경쟁력 학교·교사 의지에 달려”

성태모 능주고 교사 “학생부, 기재보다 프로그램이 중요”
수능 성적 1위 불구 수시 진학 전국 꼴찌 제주에 시사점

2016-12-13     문정임 기자

학생부 종합전형 수시 진학률을 높이려면 일선학교들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단순히 학생부만 잘 기재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다.

특히 제주의 경우 기본적인 학생부 기술 지침마저 지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 점을 고려할 때 학교 현장에서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태모 능주고 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개발팀 전문위원)는 13일 미래컨벤션센터에서 제주도교육청 주최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진학지도 우수사례 공유 워크숍에서 능주고가 전남 화순의 보잘 것 없는 학교에서 전남에서 대학 진학 실적이 가장 우수한 학교 중 하나로 변모한 과정을 소개했다. 계기는 학생부 종합전형이었다.

능주고의 수시 준비는 매해 개학 전 시작된다.

능주고는 1~2월 방학기간 신입생 비전캠프, 논문발표 대회, 진로진학 비전 프로그램, 동아리장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성적순이 아니라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개 선발한다.

능주고는 동아리장의 리더십이 동아리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보고 동아리 장에 대해 역량강화 교육, 보수 교육 등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계획할 수 있는 진로진학 로드맵 세우기도 개학 전 3차례 진행한다. 이 때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작성, 진로탐색 설계 등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손질을 받는다.

능주고가 공을 들이는 또 하나의 작업은 논문 발표다. 주제의 범위, 선행 연구 들여다보기, 최소 30개 이상의 참고문헌 독파하기, 발표하기 등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전공과 관련한 한가지의 연구 주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진로 준비를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이 학교의 차별화된 브랜드인 셈이다.

성 교사는 이날 워크숍을 찾은 교육 관계자들에게 “(당신)학교의 차별화된 브랜드는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모두가 똑같이 동아리와 봉사활동을 기재 하는데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 교사는 특히 제주지역은 “수능 성적은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상위 10개 대학 합격자 수는 전국 최하위”라며 “이는 수시의 다양한 전형을 교육현장이 활용하고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성 교사는 “정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시를 활용할 때보다 입학의 문이 좁아진다”며 “학교에서는 되도록 학생부 전형이나 논술전형을 통해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고 여기에는 일선 학교들의 변화와 교사들의 헌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