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담는 건축방식 필요”

주강현 교수 “제주 미래 ‘아이덴티티’ 찾는데서 시작”
2016제주국제건축포럼 ICC JEJU서 17일까지 진행

2016-12-11     오수진 기자

새로운 변화 앞에 마주하고 있는 제주가 본토와는 다른 제주다움을 지닌 건축전통을 유지해가기 위해서는 해양 문명적 사고에 제주의 정체성을 담아낸 건축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이하 ICC JEJU)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건축사회가 공동 주최한 2016 제주국제건축포럼 ‘문화변용_동아시아 해양실크로드에 건축을 싣다’에서 주강현 제주대학교 석좌교수(해양수산부 해양르네상스위원회 위원장)가 제안한 내용이다.

이날 주강현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제주도는 해양 환경적으로 큐슈 남부에 이르는 거대한 ‘섬의 체인’ 내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아주 특별한 섬이며, ‘탐라’라는 독특한 역사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주 교수는 “돌의 섬이기도 한 제주에는 제주 돌챙이의 손노동이 빚어낸 멋과 밭담, 집담, 산담 등을 통해 제주건축 문화의 본령이 ‘돌’임을 알려준다”며 “하지만 1960년대 이래로 인구증가와 교통발달 등 도시화, 현대화로 전통건축은 콘크리트 건축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 교수는 “새로운 경관들은 모던한 감각으로 대지를 아름답게 하지만, 때론 혼잡스러움으로 풍경을 망치기도 한다”며 “항구도시와 워터프론트, 제주시의 도시재생, 늘어나는 뉴타운 아파트와 빌딩숲, 전통적 마을의 지속가능한 미래 등은 여전히 고민거리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다시금 제주와 탐라의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는 중”이라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아나서는 데 제주의 미래가 놓여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건축의 노벨상이라 부르는 토요이토(Toyo Ito), 최개(CuiKai), 톰 메인(Thom Mayne) 건축가 등도 참석해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환경에 순응했던 아시아 건축의 가치를 주창하고, 문화도시 제주에서 건축의 가능성과 미래상을 제한하며 포럼의 의미를 더했다.

또한 포럼과 함께 오는 17일까지 ICC JEJU에서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제주 건축가 12명의 작품들을 모아 ‘문화교차, 제주’를 주제로 기획전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