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조직화 무자격가이드 수법 점차 ‘교묘’

제주·인천·부산지역 메신저 채팅방 개설 단속정보 실시간 공유…단속 한계

2016-12-04     진기철 기자

제주관광의 고질적 병폐로 자리 잡고 있는 무자격 가이드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숨바꼭질’ 단속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8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중국의 위챗(WeChat)을 통해 고객을 모객하고, 국내 유명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단속정보 등을 공유하면서 교묘히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뤄진 무자격 가이드 적발건수는 142건으로 지난해 66건보다 115% 증가했다. 관광경찰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늘어나기도 했지만 그만큼 횡행하고 있다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현재 한국관광통역안내사 제주지부에 가입된 중국어 관광통역사는 250명. 업계에서는 400명~500명 이상의 무자격 가이드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자격 가이드들이 점 조직화돼 집중단속이 진행되면 불법행위가 잠시 주춤해 졌다가 단속이 뜸해지면 다시 활개를 치며 현재 단속인력으로는 힘이 부친다고 단속 현장 관계자는 토로하고 있다.

실제 이들이 단속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만들어놓은 단체 채팅방에는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 채팅방 인원은 1000명에 달하며, 제주를 비롯해 인천, 부산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자격 가이드는 물론 유자격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채팅방이 3~4개 정도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시팅가이드(유자격가이드가 관광안내 하지 않고 단속 때만 자격증 제시), 센딩가이드(공항 미팅 등만 담당)까지 고용해 단속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제주로 유학을 온 대학생(중국인, 조선족)들도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단속현장에 동행했던 중통협 관계자는  “제주로 유학을 온 대학생 상당수가 무자격 가이드 행위에 나서고 있다”며 “학비만 내면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 학생 비자로 도내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과 조선족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속현장에 동행해 봤는데 고객과 사전에 ‘친인척 또는 친구라서 무료로 안내해 주고 있다’는 식으로 공모해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실제로 단속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인력부족 등으로 단속을 하는데 있어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 현재까지 인원 충원 계획은 없지만 가용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단속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