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담화’에 “즉각 퇴진” 거센 후폭풍

2016-12-01     제주매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지만 ‘촛불민심’이 사그라지기는커녕 ‘횃불’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이를 진정성이 없는 ‘꼼수 담화’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후폭풍(後暴風)이 거세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104개 시민사회·노동·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담화 발표 다음 날 논평을 내고 “이번 담화문은 즉각 퇴진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기다림을 참담함으로 바꿔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퇴진(退陣)할 때까지 촛불집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가 결정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은, 개헌 논의에 불을 붙여 국회를 자중지란에 빠트린 후 정권 연장 등을 위해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꼼수’라는 것. 특히 자신에게 그 어떤 잘못과 책임도 없다는 궤변(詭辯)으로 일관했다며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재차 촉구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국적인 상황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대통령의 담화 발표 이후 전국 성인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탄핵(彈劾) 찬반 여론조사’ 결과 75.3%가 “탄핵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진퇴 문제를 밝혔음에도 불구 이처럼 탄핵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타난 것은, 그만큼 민심이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건넜음을 의미한다.

정치권의 결정과는 별개로 국민은 이미 대통령을 탄핵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유난히 강조한 이는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진정으로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할 터인데, 작금의 ‘발악적 버티기’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참담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