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어깨에 자신의 몸집만한 무거운 악기를 메고도 친구들과 함박웃음을 지으며 학습관을 찾는 사람들, 손자손녀들과 한번이라도 더 연락하고자 스마트폰 강의를 수강하시는 어르신, 그리고 혹여나 지각할 새라 느린 걸음을 재촉하며 한글 교실을 찾으시는 많은 수강생들을 보며 학창 시절을 이따금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최대한 적게 하고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그것만 골똘히 고민했는데, 학습관에서 만난 분들은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니 이 말이 떠올랐다.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할 때, 삶은 그 어느 때 보다 찬란하다’.
2016년 올 한해도 많은 도민들이 평생학습관을 찾았다. 이에 보답하고자 오늘도 수강생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평생학습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03년에 서귀포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돼 십여 년이 지난 이 시기에, 앞으로 서귀포의 평생학습은 어떠한 방향성을 견지해야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지 다시금 생각해야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늘어나는 수강생과 그와 비례하여 증대되는 강좌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지가 현재 우리가 당면한 일차적 과제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달라 모든 시민의 필요에 부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의 사회화를 통해 심신이 건강한 구성원을 양성해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위 목적에 걸맞게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그 첫발을 내딛어 보고자 시민대학과 시민제안 프로그램에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자 한다.
공부(工夫)의 본뜻은 참선에 진력하는 것으로 단순 학습은 물론 인격수양 역시 공부의 영역에 속합니다. 즉, 공부는 고통이 연속된 과정 속에서 깨달음을 전해주는 고된 여정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교육은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궁극적으로는 우리를 둘러싼 이 사회를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민 한 명 한 명이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그날까지 평생학습관은 모든 도민에게 즐거움은 물론 삶의 지혜 또한 함께 전파하는 조력자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