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통약자 보행환경 ‘곳곳 험난’
장애인자립센터 모니터링 결과 대부분 주택가 ‘열악’
제주 지역 상당수의 보도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다니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장애인 센터)는 29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지난 9월~10월 3차례에 걸쳐 진행한 제주 지역 보행 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중증장애인 6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국토해양부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 등 관련 지침을 토대로 동광초등학교 인근 보행로, 산지천 인근 보행로, 일도2동 인근 보행로를 평가했다.
조사 결과 먼저 동광초 인근 보행로는 보도 폭이 좁고, 경사각이 높아서 휠체어장애인이 다니기에 부적절했다. 특히 보도 연석의 높이가 너무 높아 휠체어가 보도로 진입하는 데 크게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에 정비가 이뤄진 산지천 인근 보행로는 대체적으로 양호했으나, 몇몇 보도의 경사가 너무 급하거나 마모가 빠른 실내용 점자 블럭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장애인 센터에서 개선을 요구해 보수가 이뤄진 일도2동 인근 보행로의 경우 높은 보도 연석의 높이, 가파른 경사 등의 기존 요구 사항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이성욱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임은 “시청, 중앙로와 같은 번화가는 장애인이 다니기에 괜찮지만, 이번 모니터링 대상지를 비롯해 대부분의 주택가는 굉장히 열악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행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설치 기준이 법적으로 마련돼 있어도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며 “보수작업을 했는데도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은 행정의 보행환경 이해가 그만큼 빈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주임은 “행정에서 지침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 교통약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보행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