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지 경매 급증…투자열기 식었나?
이번 달 토지 경매 진행건수 91건 기록…31개월 만에 최다
낙찰가율 97.5% 전달 대비 24.7%p ↓…“규제영향” 분석
제주를 뜨겁게 달궜던 토지 투자 열기가 한풀 식은 것으로 보이면서 주목된다.
2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현재 제주 토지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91건을 기록했다. 이는 31개월만에 최다 건수로 토지 규제 효과가 경매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제주 토지 경매는 91건이 진행돼 이중 58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63.7%, 낙찰가율은 97.5%를 기록했다. 평균경쟁률은 4.3대 1을 기록 중이다.
이달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 2014 3월 97건을 기록한 이후 최다 건수이다. 지난 2년간 제주는 토지 투자 광풍이 불면서 경매 개시결정이 내려졌어도 경매 절차를 밟는 도중 일반 부동산시장에서 매매 되거나 경매 원인이 되는 채권을 신속히 변제해 경매진행까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지난 8월의 경우에는 제주도에서 한 달 내내 단 14건만이 경매가 진행돼 12건이 낙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지지옥션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토지분할 제한을 실시하는 등 각종 투기 규제 방안을 내놓으면서 2016년 3분기 들어 일반 토지 거래량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경매 물건의 일반 거래로 인한 취하 물건도 감소하고,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도 가라앉으면서 경매 물건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했다.
투자 분위기 감소 현상은 낙찰가율 하락에서도 잘 드러난다. 11월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97.5%로 전월대비 24.7%p 하락했다. 2014년 4월 108.8%를 기록한 이후 30개월 연속 기록하고 있던 100% 이상 낙찰가율이 11월 들어 깨졌다.
1년도 안 된 지난 2015년 12월에는 낙찰가율이 225%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낙찰가율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었다.
무차별 낙찰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1월 한 달 중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은 서귀포시 성산읍 낙산리 소재 임야(제주2계 2016-1795) 4217㎡로 감정가의 387%인 2억4510만원에 낙찰됐다. 그동안 최고 낙찰가율이 지난 10월 2639%, 9월 577%, 7월 648% 등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낮아졌다.
또한 11월 한 달 낙찰된 대부분의 물건이 90%~150%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사실 그간 맹지 혹은 묘지 등도 감장가의 수배에 낙찰되는 등 과열 경쟁 및 묻지마 투자 등으로 우려를 낳았던 만큼 지자체의 적절한 규제효과로 인해 시장이 정상화 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며 “농지 전수조사로 인해 농지처분의무 토지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경매 물건 중 특히 농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낙찰가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