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변함없이 “박근혜 퇴진”

26일 ‘6차집회’ 악천후에도 우비 투혼
강산에·장필순 등 콘서트 분위기 띄워

2016-11-26     고상현 기자

전국에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성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진 가운데 제주에서도 차가운 바람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

제주 지역 104개 시민사회‧노동‧종교 단체가 속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26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박근혜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부터 가늘게 내리던 비는 행사가 시작되자 굵은 방울이 돼 떨어졌지만, 시민들은 한손에는 우산을 들고 다른 손은 불이 꺼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촛불을 쥐었다.

쏟아지는 비와 추운 날씨 속에도 이번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자신을 30대 영어강사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가와 국정을 농단하는 등 명백하게 헌법을 파괴했다”며 “국민들은 진정 박 대통령이 물러날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삼성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고채원(18)양은 “대한민국 헌법에는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고 나와 있다”며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를 어겼다. 책임지고 하야하라”라고 말했다.

제주 음악인들의 시국선언 콘서트 ‘설러불라’도 흥겨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집회가 끝난 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강산에, 장필순, 사우스카니발 등 총 19개 팀이 시민들 앞에서 노래를 했다.

이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함께 온 김모(41)씨는 “분위기가 무거울 줄 알았는데 마치 집회가 축제 같아서 즐겁다”며 “민주주의 교육뿐만 아니라 흥겨운 노래도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50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전국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한 인원을 190만 명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