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 제주관광시장 잠식 가속화

여행사-호텔-쇼핑센터-식당 묶어 ‘그들만의 리그’ 형성
관광수익 유출 심화 우려…토종업체 경쟁력 키워 대응해야

2016-11-23     진기철 기자

중국계 자본이 제주 중국인 관광시장 장악력을 키워나가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토종업계의 고사와 함께 관광수익 유출이 심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이지고 있다.

2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일반여행업 325개가 가운데 중국자본 여행사는 64에 달한다. 또 관광숙박시설(382개) 20개, 일반숙박시설(642개)은 9개, 음식점(1만1300개)은 63개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인 경우 대리인(바지사장)을 앞세워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중국계 자본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국자본이 전체 중국인 관광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장악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도내 A여행사는 제주지역에서 6개의 여행사와 인삼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6개의 쇼핑센터, 4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여행사가 장악하고 있는 전체 중국인 관광시장은 약 6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70%에 이를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나아가 A여행사를 포함해 4~5개 여행사가 전체 시장을 주도하며, 현재 9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항공료 등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가로 관광객을 모객해 와 송객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보전하는 등 불합리한 저가 관광으로 제주관광을 멍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때문에 ‘재주는 제주도가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벌어간다’는 푸념이 업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는 중국인들이 돈을 벌 환경만 제공할 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지적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계 업체가 도내 외래시장을 잠식하는 속도는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며 “제주지역 업체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리인을 앞세워 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 등록시 현장 조사를 실시하는 등 등록절차를 강화하고, 도내 관광업계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생색내기 식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