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확대 절실
제주의 다문화 사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제결혼이 일반화되면서 다문화가족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도내 거주 외국인도 매해 느는 추세다. 지난해 1월 기준 제주 다문화가정은 2918세대에 이르고, 외국인은 1만9903명에 달하고 있다.
우리의 이웃이 된 결혼이주여성 등이 제주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가 지역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다. 그들이 행복해야 제주사회가 행복할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 등의 초기 정착을 돕기 위해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같은 시설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 등에게는 사랑방과 같은 곳이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육아와 교육 관련 정보를 얻고, 이국에서의 고달픈 삶의 애환도 달랜다.
그러나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1곳씩 2개소에 불과하다. 이들 시설은 시내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의 문제가 있다. 읍·면지역 등 원거리의 다문화가족은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어도 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설 확대가 절실하다. 제주시만 하더라도 동지역 이외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제도상의 제약으로 센터를 확대할 수 없다면 분소 설립을 통해서라도 욕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의 통합도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가족 지원 서비스의 효율화를 명분으로 이들 기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 유형에 관계없이 한 곳에서 보편적이고 포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통합 추진의 이유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한다. 통합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효율이 능사가 아니다. 결혼이주여성 등의 심리적 편안함 등을 고려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독자 기관으로 두고 다문화가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