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출전단’ 마당·상가 점령 ‘몸살’
‘미등록’ 대부업체 광고
밤·낮으로 무차별 투척
점조직 행동 단속 난해
제주 시내 주택가와 상가 등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불법 대출 광고물들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2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주택가에는 ‘무조건 싼 이자로 드립니다’ ‘돈 걱정 한방에 해결!’ 등 이라고 적힌 명함 크기의 전단지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대부분의 명함에 ‘안전한 등록 업체’ ‘공식 등록 업체’라고 조그맣게 적혀져 있지만, 사실상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대부업체들이다.
인근 주민 김정희(42·여)씨는 “아침에 집 마당을 보면 불법 대출 광고들이 쌓여 있다”며 “치워도 다음 날 아침이면 또 쌓여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같은 이유로 상가도 몸살을 앓고 있다. 21일 오후 9시께 제주시 노형동 가게 밀집 구역 곳곳에도 불법 대출 광고물들이 나뒹굴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고모(38·여)씨는 “아침저녁으로 수시로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전단을 뿌린다”며 “항의하면 뭐라고 할까봐서 무서워서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불편을 겪자 제주시에서는 ‘대부업법 제9조6항’에 의거해 적발된 대부업체의 전화번호를 경찰의 협조로 중지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매달 평균 10~20건 정도 불법 대출 광고를 한 업체의 전화번호를 중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만 총 139건이 중지됐다.
하지만 이들 업체 대부분이 수십 대에 달하는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폰’을 사용하고 있어서 불법 대출 광고물 근절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들 업체 대부분이 점조직이어서 단속하기 어렵다”라며 “불법 광고보다는 불법 사금융을 근본 문제로 보고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