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제주관광 관건은 안전·안심”
2016 제주-일본 경제·관광 교류 활성화 토론회
“난개발·환경오염 관광 쇠퇴, 제주 예외 아니”
국제관광지로서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상공회의소와 제주일본총영사관, 제주도한일친선협회가 공동 주최한 ‘2016 제주-일본 경제·관광 교류 활성화 토론회’가 지난 18일 제주상의 5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테라사와 겡이치 주제주일본국총영사는 ‘청정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도의 브랜드 가치 콘셉트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관광지’를 제시하며 대규모 재해에 대비한 방재·감재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은 피난행동에 대한 지식이 불충분하고 언어와 문화차이 등으로 재해 발생시 ‘재해의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이 재해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여행업계와 지방자치단체, 경찰·소방, 교통업계의 역할 분담을 통해 안전한 피난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장벽이 없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관광지를 만들려는 노력이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태평양의 섬 관광지들이 외부자본에 의존한 리조트 개발 등으로 소득의 해외 유출과 난개발, 환경오염 등으로 환경이 악화되면서 장기적으로 관광산업이 쇠퇴하고 지역주민의 행복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제주도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조언했다.
또한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는 일본 외래 관광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20~30대 젊은층과 여성을 공략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의 유치전략은 단카이세대(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에 맞춰지면서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제주의 인지도를 끓어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아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도 지구적인 초대형 복합형 재난 빈발에 대응하기 위한 관광산업 위기관리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문성종 제주한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 다카하시 마고토 규슈관광추진기구 사업본부장은 “올해 4월 구마모토에 지진이 발생해 교통망이 끊기는 등 재해가 닥쳤을 때 피할 수 있는 길을 표시해놓은 지도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야스유키 홋카이도청 위기대책과 주간은 “재해 발생시 관광지 복구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홋카이도는 겨울이면 눈(雪) 피해가 많은데 관련 대책을 5개국 언어로 소개한다”고 소개했다. 또 “관광사업자를 대상으로 외국인을 위한 초동대응책도 만들었고, 올해는 재난 발생시 피난소 운영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는 게임도 만들었다”며 “특히 피난정보에 취약한 외국인들에게 안전한 관광지를 만들기 위한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방청석 토론에서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일본인의 연령대별, 성별, 직업별로 제주관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한 후 유치전략을 세우는 게 순서”라며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제주의 인지도가 낮다는데 제주의 일본인 관광객 유치전략은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변화된 트렌드를 읽어내지 못하는 제주관광정책에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