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 카지노까지, 제주관광 잠식 가속

2016-11-17     제주매일

중국자본의 제주관광시장 잠식(蠶食)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엔 카지노까지 손길을 뻗쳤다고 한다. 이에 따라 향후 도내 관광시장 판도와 관련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마제스타는 카지노의 최대 주주가 서준성 회장 외 1인에서 NHT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고 지난 15일 공시(公示)했다. M&A(인수합병)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까지 최종 출자 금액은 1000억원. 뉴화청이 50%, 세미콘라이트와 제이스테판이 각각 25%씩 출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뉴화청’이다. 뉴화청국제여행사는 국내 최대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70만 여명으로, 이 가운데 60% 정도를 뉴화청에서 불러들였다고 한다. 특히 뉴화청은 도내에 4개 가량의 호텔과 6개 정도의 쇼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현재 제주지역 중국인 관광시장을 사실상 ‘장악(掌握)’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 관광업계가 잔뜩 긴장하며 술렁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뉴화청이 카지노 영업에 초점을 맞춘 관광상품을 구성해 고객 유치에 나설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내 업체들에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뉴화청 측은 “그동안 고심은 해 왔지만 현재로서는 카지노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해명 쯤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뉴화청의 카지노사업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물론 뉴화청이 카지노사업에 뛰어들었다 해서 카지노 상품만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런 고객 위주로 유치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럴 경우 제주는 판만 벌여주는 위치로 전락,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과실을 중국자본이 만든 특정업체가 독식(獨食)하는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외래시장 장악력을 키워 나간다면 토종여행사나 경쟁력이 약한 여행사는 고사(枯死)할 것”이란 말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내 관광업계는 투정만 부릴 줄 알았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은 ‘나 몰라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제주도나 관광협회 등 유관기관도 마찬가지다. 지금 제주관광업계에 필요한 것은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요’를 외치며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