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제주=부동산 투기장’ 현실로

2016-11-15     제주매일

제주지역 1호 재건축 아파트인 ‘해모로 리치힐’(옛 도남주공연립주택)에 대한 열기가 심상치 않다. 모델하우스가 오픈하자 사흘 동안 무려 1만2000여명이 몰렸다.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발표로 투기 수요가 제주로 집중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해모로 리치힐’의 분양가는 3.3㎡(평) 당 1460만원이다. 총 426세대 가운데 230세대(56%)를 일반에 분양한다. 해모로의 분양가가 역대 제주지역 아파트 최고 분양가임을 감안하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가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 아파트의 경우 모델하우스 내부에 ‘무제한 전매 가능’이란 광고문구를 공공연히 내걸고 있다. 사람들이 대거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꼴이 아닐 수 없다.

국토부가 내놓은 ‘11·3 대책’은 주택시장 과열 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청약자격 강화가 골자였다. 이에 따라 시장이 과열된 곳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가장 뜨겁다 할 수 있는 제주는 제외됐다. 제주자치도와 제주국제자유개발센터가 자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다면 제주도 등은 그동안 어떤 조치를 취해왔는가. 원희룡 지사는 지난주 제주로 투기세력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재건축 및 분양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해모로 리치힐’의 경우를 보면 이미 때 늦은, ‘뒷북 조치’였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분양권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는 결과적으로 아파트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정부의 ‘11·3 대책’이 가뜩이나 과열된 제주 부동산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선 결코 안 된다. 제주도 등이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