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당선 vs ‘꺼지지 않는 촛불’

2016-11-10     제주매일

혹자는 “저학력 백인들의 분노(Angry White)가 미국을 뒤집었다” 하고, 혹자는 “막말이 거짓말을 눌렀다”고 말한다. 워싱턴 정치와 무관한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대이변(大異變)을 연출했다.

공화당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288명으로,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매직넘버’ 270명을 훌쩍 넘겼다. 이에 반해 당초 우세를 점쳤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218명 확보에 그쳤다.

승패(勝敗)는 경합 주에서 판가름 났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를 비롯해 노스케롤라이나와 오하이오 등지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은퇴한 백인표가 막판에 집중되면서 승세를 굳혔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대이변’이라고 할 만큼 트럼프 당선의 충격파(衝擊波)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전통 우방인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트럼프가 공언 했듯 세계 경제 최강대국 미국이 펼칠 자국 산업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강화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그것은 국방과 외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당선인이 10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과 방위공약을 재확인 했다지만 언제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 산업과 경제, 국방 등 전 분야에 걸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이 같은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 스스로의 몰락(沒落)으로 ‘국정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향한 성난 민심의 촛불은 어제도, 오늘도 꺼지지 않은 채 전국 도처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게 바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놓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