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이기도 좋지만 ‘7억 축하공연’
고경실 제주시장은 ‘쓰레기 시장’을 자처하며 쓰레기 줄이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 의욕에 걸맞게 성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니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공자 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정도가 지나치면 자칫 독(毒)이 될 수도 있다. 제주시가 오는 11일 개최할 ‘쓰레기 줄이기 실천과제 선포식’ 때의 축하공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가 ‘쓰레기 50% 줄이기’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KBS 열린음악회’를 추진한 것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여기에 투입되는 거액의 예산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다.
보도에 의하면 열린음악회 축하공연에는 총 7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6억5000만원은 KBS 측에 지원되고, 나머지 5000만원은 주변 정리 비용이다. 올해 2차 추경(追更)을 통해 사업비를 확보했다고 하는데 통 큰 제주시와 관대한 제주도의회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과다(過多)한 음악회 예산 때문이다. 도내 공연계 관계자는 “다른 지방에서 열린음악회를 유치할 경우 비용이 대략 3억500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안다”며 “장비 운송비 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번 지원액은 통상의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도내 다른 축제와 비교해도 확연히 드러난다. 제주의 대표 축제인 들불축제의 경우 4일 개최에 10억7000만원이 소요됐다. 10일간 열린 왕벚꽃축제의 사업비는 2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아무리 명성이 있기로서니, 1회성 축하공연에 7억원이란 막대한 돈을 투입하는 것은 ‘도(度)가 지나친 예산 낭비’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달을 가르키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다. 음악회에 파묻혀 본연의 ‘쓰레기 줄이기’는 잊어 버리지나 않을지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