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좋은 감귤
올해 감귤 생산 예상량은 54만 4000t으로 지난해 51만 9000t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도부터의 이상기후가 감귤 수체에 영향을 끼쳐 꽃이 많이 피는 등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 또 다시 감귤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에 생산량 조정을 위해 간벌, 열매솎기, 비상품 감귤 출하 억제 대책 마련 등 해야 될 과제가 많았다.
지난해산 감귤은 적정 생산량과 좋은 날씨에 의한 고품질로 높은 수익을 기대했으나, 10월 이후 잦은 비와 한파 등으로 6933억 원에 그쳐 제주 경제를 어렵게 했었다.
최근 농산물에 대한 소비 성향은 당연히 고품질이면서 안전한 것이 대세이다. 감귤은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농산물이다. 품질 좋은 과실의 안정적인 공급만이 감귤 소비자와 생산자가 굳게 지켜야 할 약속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행정, 농업인과 농업인단체가 협력하여 비규격 과실, 병해충 피해 과실 등 불량과를 따내고, 덜 익은 감귤의 강제착색 출하를 막는 등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노지감귤은 지금까지는 적당한 물량의 출하와 맛이 좋아 작년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11월 이후 본격적으로 출하될 조생감귤을 포함한 올해 감귤 가격의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불량 감귤의 불법 유통을 차단시켜야 한다.
한편 9월부터 시행된 일명 ‘청탁금지법’은 부패가 없는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좋은 규범이지만, 감귤 생산자를 포함한 모든 농업인에게는 또 다른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이미 화훼·과수·축산 등 일부 농산물 판매가 위축되었듯이 감귤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것이다. 이 법의 시행과 농업 여건 변화로 생산·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안전하고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청렴’ 감귤을 만들어 낸다면, FTA 타결 후 물 밀 듯 들어오는 많은 과실과의 경쟁에서도 제주 감귤이 앞 설 수 있을 것이다.
농업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공직자로서 청렴 규범은 당연히 실천해야 하며, 청탁금지법의 시행에 따른 농업인의 어려움을 깊이 공감하고 제주 감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의식 전환과 열매솎기, 현장 기술 지원 실천 등 작은 일부터 농가와 함께 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