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 설문대할망 상징탑’ 백지화해야
제주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상징하는 탑 건립에 또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경관위원회는 지난 4일 제주돌문화공원이 제출한 ‘설문대할망 상징탑 설치’ 심의보완서를 심의한 결과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탑의 높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돌문화공원은 설문대 전시관 신축부지 인근에 19억원을 들여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상징하는 50m 높이의 상징탑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탑의 높이가 너무 높아 주변 오름 등과의 부조화 등 경관 훼손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 7~9월까지 세 차례 진행된 경관 심의에서는 잇따라 사업 재검토 의결이 나왔었다. 설문대할망 상징탑 설치공사가 처음 상정됐을 때 경관위원회는 주변 환경 및 전시관·박물관 등 건축물과의 관계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9일 심의 때는 오름과의 관계 및 형태, 경관시뮬레이션 등에 대한 재검토 의견이 제시됐다.
그런데도 돌문화공원 측은 ‘50m 상징탑’ 건립을 고집했다. 소신인지 아집인지 이해할 수 없다. 돌문화공원 운영과 관련해 특정인의 독선이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식 기관에서 내린 결정을 번번이 무시할 수는 없다. 돌문화공원 내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경관 심의에서는 사업자가 제출한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실제 규모나 경관 영향을 판단하기 어려워 이례적으로 현장 확인도 실시됐다고 한다.
현장 점검에 이어 진행된 심의에서는 심의위원 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견 없이 재검토 의견을 냈다.
정녕 설문대할망 상징탑 높이가 50m가 안 돼서는 의미가 없다면 사업을 백지화하는 게 맞다. 돌문화공원관리소장은 지난달 27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다음 경관심의에서 보류되면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그러고도 또 다시 경관 심의를 신청하면 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설문대할망 상징탑 건립을 놓고 더 이상 잡음이 일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