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거점大 역할 못하는 제주대학교
전국에는 제주대학교 등 지방을 대표하는 10개의 지방거점국립대학교가 있다. 이들에게는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하며 대학교육의 질과 수준 향상 및 지역교육의 광범위한 평등을 위한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권 지방거점대인 제주대학교를 바라보는 인식은 그리 후하지 않다. 입시의 방향을 도외 또는 제주시내 인문계고 중심의 우수인재 선발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컨대 도내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재직자 특별전형’만 하더라도 그렇다. 이 전형은 졸업 후 3년 이상 재직한 특성화고 졸업생에게 입학 우선권을 주는 수시 제도다. 제주대의 경우 2016학년도 입시까지 경영학과와 행정학과에 야간 과정을 열어 상업계열 특성화고 졸업생에게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 적용되는 2017학년도 입시부터 이를 돌연 폐지해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대신 교육부가 추진하는 ‘평생교육단과대학(평단대학)’을 도입하고 △건강뷰티향장학과 △관광융복합학과 △부동산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를 신설했다. 얼핏 보기에 고졸 취업자와 평생교육 희망자를 위한 과정으로 보이나, 도내 특성화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상·공업계열 학생들이 갈만한 학과가 없다.
이를 반영하듯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재직자 전형’엔 114명 모집에 11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전체 지원자 11명 중 8명이 부동산관리학과로 몰렸다. 나머지 건강뷰티향장학과는 1명, 실버케어복지학과는 지원자가 전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시 전형에 무리한 수능최저기준을 넣어 읍면 일반고 학생들의 진학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일시적으로 대학의 명성을 높이는 일에만 주력함으로써 지방거점대의 역할을 포기했다는 여론이 비등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