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이 휑’ 초등학교 부실 급식 논란

학부모 모니터링 포착 “아이들에 부적절”
학교 측“기호도 낮은 음식 자율배식한 탓”

2016-11-03     문정임 기자

도내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부실한’ 급식을 먹고 있는 장면이 학부모 모니터링 단에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은 이날 식단이 공교롭게 기호도가 낮은 음식들로 구성돼 아이들이 반찬을 적게 뜬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학부모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21일 제주시 노형동의 한 초등학교 급식 실에서 1학년 아이들이 점심을 먹는 모습이다.

어머니회 임원들이 상시 모니터링차 학교를 찾았다 급식 판을 발견했고, 사진은 여러 학부모들에게 공유되며 걱정과 놀라움을 안겼다.

해당 날짜의 학교 홈페이지에는 흑미밥과 김치찌개, 동태간장양념조림, 브로콜리 무침, 배추김치, 우유, 포도가 식단으로 올라있다. 사진에서도 해당 음식들이 대부분이 확인됐다. 그러나 양이 적었다. 학부모들은 “음식이 하나같이 소량만 담겨 성장기 아이들에게 적합한 식사로 보기에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사진을 보면 이제 막 밥을 먹기 시작한 듯 한 상황임에도 식판에는 브로콜리 1개와 작은 동태 덩어리 1개, 작은 포도 몇 알, 김칫국, 밥이 전부다.

학교 측은 “아이들이 음식을 남겨서 일부 반찬에 대해서는 원하는 만큼 먹도록 자율배식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음식을 적게 떠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또 “학부모들이 언제 방문하더라도 급식을 지켜볼 수 있게 상시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은 급식에 문제가 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날 하루 식단에 국한된 사안”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식단의 조리법이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야채와 생선을 싫어하는데 어른들이 먹음직한 조리법으로 나온 점이 아쉽다”며 “안 먹는다고 자율배식을 하기보다 아이들이 더 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민원이 접수되자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도 이날 학교를 방문했다.

교육청 급식담당 관계자는 “현장파악 결과 아이들의 기호도가 높은 음식과 낮은 음식을 적절히 배치했어야 하는데 식단 구성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학교의 영양교사에게 이 같은 부분에 개선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학교는 지난 2일 이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과 회의를 갖고 앞으로는 정량배식을 하고, 담임교사를 통해 아이들이 음식을 고루 먹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