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죽을 죄 졌다더니… ‘모르쇠’로 일관

2016-11-02     제주매일

“죽을 죄(罪)를 지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지난달 31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씨가 검찰에 출두하면서 울먹이며 했던 말이다.

그러나 이는 곧 ‘악어의 눈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국정 농단(壟斷)’ 의혹의 핵심 물증인 태블릿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모든 것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태블릿PC가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의해 2012년 6월 처음 개통됐고, 이후 2014년 3월까지 최씨가 사용했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PC에서 최순실씨의 ‘셀카’ 사진과 외조카를 비롯한 친인척 사진을 다수 발견하는 등 정황 증거를 확보했는데도 불구하고 최씨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한다.

최씨는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의 형성 과정은 물론 K스포츠재단이 조성한 자금을 더블루케이 법인으로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람들을“나는 모른다”는 식으로 발뺌했다.

그렇다면 아무런 죄도 없는데 검찰에 출두하며 “죽을 죄를 졌다고, 국민에게 용서해달라”고 말했던 것인가. 이는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로, 국민들을 다시 한번 기만(欺瞞)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부인(否認)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묻는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조 장관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통화도 문자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청와대 정무수석(2014년 6월~2015년 5월) 시절 “박 대통령과 한 번도 독대(獨對)한 적이 없다”고 말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무능한 것인지, 비겁한 것인지?바야흐로 ‘배신(背信)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