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기준 높여 받고싶은 학생만”
제주대 지방거점大 책무 제대로 하고 있나
<中> 지역인재 선발 ‘뒷짐’
지방거점국립대학교인 제주대학교는 2017학년도 입시에서 특성화고 재직자 특별전형을 폐지해 ‘선취업 후진학’ 기조를 외면했다는 지적과 함께(본보 11월 2일자 참조), 수시 전형에 무리한 수능최저기준을 넣어 읍면 일반고 학생들의 진학을 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 전국 평균을 한창 밑도는 낮은 수시 비율도 도마에 오른다. <편집자주>
매년 입시철이면 읍면지역 일반고 진학교사들로부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뛰어난 학생을 입학시키려 해도 일부 과의 경우 제주대의 수능최저기준이 높아 원서조차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제주대 초등교육과(제주교대)다.
2017학년도 초등교육과의 수시 선발은 학생부교과전형 100%(1단계)와 1단계 성적(68%) 및 인·적성 면접(32%) 점수를 합산한 2단계로 진행된다. 이 같은 방식은 비슷한 실력일 경우 내신 점수가 상대적으로 좋은 읍면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수능 최저기준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등교육과의 수능 최저기준은 ‘국·수·영·탐 4개 과목 합이 9’로 지난해 6에서 완화한 것임에도 여전히 타 지역 교대 및 일반대 초등교육과보다 높다. 이는 다양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수시의 취지에 따라 수능 최저기준을 미반영하는 경인, 광주, 춘천, 부산, 대구, 진주교대의 추세와도 대조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해 114명을 뽑는 제주대 초등교육과에는 읍면고교 출신 학생이 1~2명이 채 되지 않는다. 과도한 기준은 제주시 동지역 읍면계고 학생들에게도 때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초등교육과와 수의예과 등 제주대가 자랑하는 일부 과에는 도외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낮은 수시 비율도 도마에 오른다.
제주대의 2017학년도 수시 비율은 50%로 전국 평균 70%에 턱없이 모라자다. 서울대 77%, 충남대 67% 등과 비교할 때, 지역 대학교육의 질과 수준을 향상시킬 책무를 가진 전국 10개 지방거점국립대 가운데도 최하위 수준이다.
대정여고 변태우 진학진로교사는 “제주대는 초등교육과 외에도 일부 학과에 높은 수능 기준을 걸어 일부 고등학교에서 아예 지원할 수 없는 현상을 만들고 있다”며 “수능 우수자 위주의 선발은 임용 합격률과 취업률을 높여 일시적으로 대학의 명성은 높일 수 있지만, 지역 내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을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방거점국립대의 역할에는 미치지 못 한다”고 현장의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