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단지 개발 도민 뜻에 달렸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허가 문제와 관련 “최종 결정은 도민들의 뜻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도내 4개 대학생들과 함께 한 ‘힘내라 청춘’ 토그 콘서트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원 지사는 한 학생의 ‘사업 강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주도가 오라단지 개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말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전문가들이 사업의 환경영향성을 평가하고 있고, 도는 추후 최종 결정을 하는 것뿐”이라며 세간의 특혜(特惠) 의혹을 일축했다.
원 지사는 제주의 자연환경은 최고이지만 우천시와 야간에 갈 곳이 없고 쇼핑과 고급문화 시설이 부족하다. 그 대안으로 복합리조트가 두 개 정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번 오라단지도 그러한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란 것. 그러면서 “도민들이 돌하르방과 유채, 한라산만 가지고 제주관광 하자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원 지사의 논리는 얼핏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도민들은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난(亂)개발을 막자는 것이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의 경우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인 중산간 훼손은 물론 상·하수도 처리 등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사업이라 하면서도 기존 지하수 관정은 유효(有效)하다고 한다. 다른 사업과 달리 행정처리 과정도 일사천리다. 합리적인 의심과 특혜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 수두룩하다.
원 지사가 강조한 쇼핑 및 고급문화 욕구를 충족할지도 의문이다. 오라단지의 사업계획을 보면 대부분 위락(慰樂)과 유흥 위주 일색이다. 어느 학생의 지적처럼 숙박과 식음료 부분을 빼면 청년취업의 비전도 안 보인다.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시설, 즉 그들만의 아성(牙城)’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원 지사와 도정에 묻고 싶다. “오라단지 개발사업을 도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고 밝혔는데, 도민들의 결정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여부다.
지금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해 도민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제주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라 알려졌기에, 자칫 오라단지가 ‘개발 재앙(災殃)’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도민들의 심정도 잘 헤아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