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버리는 어른들 대신해 우리가 나섰어요”
어린이환경수비대 발족
2016-10-30 문정임 기자
“마을에 쓰레가 너무 많아요. 담배꽁초도 그냥 버리고, 벼룩시장이 끝나고 난 뒤에는 쓰레기가 더 많아져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어른들을 대신해 아이들이 나섰다.
지난 29일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 마을에 어린이환경수비대가 발족했다.
모처럼 쉬는 날, 다른 신나는 놀거리들을 제치고 찬 바람속에 광장에 선 10여명의 아이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는 각자 집게와 비닐을 하나씩 들고 마을 광장 곳곳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대장을 맡은 장전초 4학년 양주혁 군은 “언제부턴가 쓰레기가 많아졌는데 어른들에게 말해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 우리가 나서기로 했다”고 수비대 발족 이유를 당차게 밝혔다.
부대장인 동학년 오승헌 군도 "우리가 마을을 깨끗이 만들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릴 수 없게 하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전했다.
어린이 환경수비대가 다음 모이는 날은 11월 둘째주다. 앞으로 이들은 한달에 두 번 이 곳에 모여 광장과 마을 곳곳을 정리하게 된다.
이날 현장에 방문한 강민철 애월읍장은 "유수암은 애월읍 마을 가운데에서도 어린이가 많은 지역”이라며 "어른이 앞장서야 할 일에 아이들이 먼저 움직여줘 무처 고맙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