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산업’ 제주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자

2016-10-26     송상열

1·2·3차산업 동시 활성화 기대
성공 정착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서울에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제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다르다는 사실을 느낀다. 고향이 제주라고 하면 부러움의 시선으로 ‘부자시겠네요’라는 반응이 먼저 돌아온다. 실제로 제주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그간 무시하던 생각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직접 듣기도 하였다. 이쯤 되면 제주 출신으로서 뿌듯해지기도 하고 이러한 제주의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불편한 진실이 없지 않다. 우선 전국 최하위의 임금수준이다. 부동산 가치 상승은 그에 맞는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생활에 위협이 된다.

특히 후대들에게 기성세대의 불로소득은 고스란히 짐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제주 기성세대의 시급한 과제다.

FTA로 한계에 처한 1차 산업과 저가 관광의 경제 환경에서 고소득을 올리는 방안, 무엇이 있을까? 그 중 하나는 한의약산업이라 생각한다.

약선요리, 한방차, 건강기능식품 등의 다양한 한의약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면 2차 산업뿐만 아니라 1차 한약재 재배도 활성화 될 것이다. 같은 농산물도 기능성 차원으로 이용되었을 때 부가가치가 더 높다. 특히 한약재인 귤껍질은 효능적으로 산업화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다수에 이은 제주의 명물이 될 수 있다.

의료 분야는 원래 일자리 창출효과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다. 현재의 세계적인 뉴노멀 경기침체 상황에서 각국이 의료분야 R&D에 투자하는 이유이다. 특히 제주의 청정자연과 어우러진 한방 의료관광은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한방 의료분야는 제주의 건강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제주는 현재 비만, 아토피, 치매 이환율이 전국 1위이다. 도민의 건강은 곧 청정 이미지와 관련되므로 제주의 경제적 가치와 직결된다. 이런 질환들의 치료는 한의학적으로 경쟁력이 있으므로 그 치료 노하우를 산업화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로 확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한의약산업은 자연 환경에도 이롭다. 제주산 한약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친환경 유기농 재배를 통해 차별화해야 한다. 온갖 땅속벌레들과 나비, 반딧불이 그리고 제비, 참새들의 생태계 순환고리가 다시 살아난 유기농 재배지역은 그 자체가 제주의 또 하나의 관광자원들이 될 것이다.

제주에는 자연 치유의 숲, 절물 휴양림과 헬스케어타운, 다양한 약용식물 등 많은 한의학 연계 자원이 있다. 역사적으로도 서복의 불로초 스토리가 있고 대장금의 주인공 장덕이 제주인이라는 기록, 그리고 백약이 오름, 수월봉 녹고 전설 등 한의약 연원이 적지 않다.

이처럼 한의약산업을 통해 제주를 힐링의 섬, 건강의 섬, 불노초의 섬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지속가능한 고소득 창출의 방안이 될 것이다.

제주한의약연구원에서는 현재 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여 연말에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다. 이 방안을 실질적인 비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1차 한약재 재배농가들을 일일이 찾아 현안과 관련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또한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자문을 받고 있으며 영농업체 및 기업체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의약산업연구회를 구성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의견 공유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의약산업이 제주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으려면 여러 산업 주체들의 노력과 함께 무엇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중장기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이 분야에 대한 적정한 예산과 인원 배분 또한 필요하다. 도정, 도의회, 언론 모두가 후세들을 위해 제주의 미래 먹거리 성장 동력을 찾는 일에 마음을 함께 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