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 동원 속살 난도질

환경운동연합 "공사때 환경성 검토 안돼"

2005-08-18     김상현 기자

도내 4개 시.군이 현재 추진중인 하천 정비사업 추진 공사과정에서 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하천정비사업이 결국 하천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3일과 이달 5일 및 15일 등 3차에 걸쳐 현재 시행중인 하천정비사업 대상지를 현장 조사한 결과, 예전처럼 원지형을 파괴하는 공사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공사중인 5곳의 하천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우선 북제주군 애월읍 금성천의 경우 하천 안에 콘크리트를 이용해 벽을 쌓았고, 바닥은 굴삭기를 이용해 암반을 분쇄했다면서 공사가 완료된 하류 쪽을 보면 큰길처럼 뚫린 커다란 배수구였으며 공사하다 남은 콘크리트를 버린 흔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태풍 '매미'로 침수피해가 발생해 교량과 호안을 정비하고 있는 제주시 내도동의 도근천은 교량 하부 상판에 칠한 페인트가 떨어져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으며 이 곳 또한 하천 바닥의 원지형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꼬집었다.
수해 상습지 하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는 화북천에 대해서는 "하천 폭을 넓히면서 하천 양안에 수세가 좋은 나무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남제주군 표선면 송천 정비사업과 관련, 기존 하천바닥의 원형을 훼손해 평평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제주군 표선면 가시천도 하천바닥을 평평하게 정비해 마치 넓은 도로공사를 연상케 하고 있다면서 본래의 하천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하천정비가 수해예방이라는 목적에 국한됨에 따라 하천의 기능 또한 배수라는 한 가지 목적으로 축소돼 버렸으나 하천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면서 "정비사업으로 이들의 서식처가 파괴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공사과정을 볼 때 최소한의 환경성 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하천의 생태계와 경관을 보전하는 정비사업으로 시행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설계 단계에서 환경에 대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지만 공사과정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하천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올해 지방2급 하천에 대한 수해예방 및 자연 친화적인 하천정비를 위해 311억 원을 투자했다.
제주지역 32개 하천이 정비사업 중이거나 또는 하천정비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