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고물가 인식 오해에서 비롯”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광물가 현황 평가 및 시사점’ 발표
항공기·렌터가 비용 영향 …“교통비 제외하면 전국 평균”
제주지역 물가가 타 지역에 비해 결코 높지 않지만, 관광객들의 인식은 달라 제주관광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부정적 인식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관광물가 현황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주관광물가는 2010년 이후 17.4% 상승, 전국(10.4%) 보다 7.0%포인트 더 높았다.
하지만 이 같은 물가상승은 교통비에 기인한 것으로 교통비를 제외할 경우 전국에 비해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부문별로 보면 교통비, 숙박비, 식음료비는 각각 전국 대비 24.8%포인트 9.9%포인트, 2.3%포인트 높았지만, 쇼핑비 및 오락·운동·문화비는 각각 5.9%포인트, 3.7%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국 교통비는 하락한 반면 항공비와 승용차임차료는 유가하락 영향을 덜 받아 전체 관광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제주지역 숙박비 상승률은 2010년 이후 31.4% 상승하며 전국(21.5%)보다 높았지만, 2013년 이후에는 숙박시설이 급증하면서 상승추세가 둔화됐다.
이와 함께 제주 식음료비 상승률은 19.0% 상승해 전국보다 2.3%포인트 높을 뿐이었다.
그런데 관광객들이 제주물가가 더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은 품질의 차이와 물가 차이를 혼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주에서 주로 판매되는 흑돼지오겹살과 갈치 등은 일반 삼겹살이나 세네갈산 갈치보다 품질이 높아 타 지역에서도 비싸게 판매된다는 점이다.
또 서울보다는 지방물가가 낮을 것이라는 인식과 지역 특산품은 현지가 훨씬 쌀 것이라는 기대 또한 제주물가를 높게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성수기 지출비용 급등 및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타 지역의 경우 성수기 가격상승은 숙박비에 한정되지만 제주는 항공기, 렌터카, 숙박 모두 상승해 여행비용이 늘고, 일부 관광지의 바가지요금을 제주물가로 인식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관광객들이 현실과는 달리 제주 관광물가가 높다고 인식할 경우에는 제주관광의 안정적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며 “여행을 위해 필요한 총비용이 높을 경우 물가가 높다고 오인할 수 있는 만큼 제주여행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비 절감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입도 선박편과 대중교통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기관 등이 관광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격정보를 비교 검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관광상품 판매자나 사업자가 원가정보를 게시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