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각품 속에 인간의 나약함 등 형상화”
아라리오뮤지엄, 이동욱 개인전 ‘Low Tide’ 29일부터
작고 정교한 인체조각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해온 작가 이동욱. 그는 인간의 겉치장은 상처받은 내면을 숨기 위한 위장으로 본다. 벌거벗고 무표정함 속에 드러난 그의 작품 속 ‘인간’들은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려 하고 있다.
오는 29일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Ⅱ에서 시작되는 이동욱 개인전 ‘Low Tide’에서다. 물이 빠져나가 해수면의 높이가 하루 중 가장 낮아졌을 때를 뜻하는 ‘간조’. 작가는 날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찰나의 순간, 그 본질을 덮어버리는 ‘간조’의 시간을 주목했다.
그렇기에 그의 대부분의 조각 작품들은 20㎝ 내외의 작은 크기로 연약하고 예민한 살덩어리를 그대로 노출한 인물상이다. 인물이 입고 있는 갑옷이나 드레스 역시 ‘피부로 된 옷’일 뿐이다. 작가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주재료인 ‘스컬피’를 이용해 작고 정교한 인물 조각을 세심하면서도 미묘한 회화적 뉘앙스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은 조각품들을 통해 인간의 나약한 위장을 형상화하며, 익숙함과 낯섦 등 인간의 심리를 독특한 형태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제주에서의 첫 대규모 개인전인 만큼 인간 형상을 한 조각품들과 더불어 그간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대학시절 초기 작품과 새로운 소재의 작업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는 신작까지 지난 15년 동안 천착해온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류정화 아라리오뮤지엄 부디렉터는 “작가의 첫 제주 전시는 작가 스스로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는 계기”라며 “바닷물이 모두 빠져나가는 간조와 같이 사물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동욱 작가의 작품을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아라리오 전속작가로 그동안 베이징, 일본, 독일 등에서 전시를 개최해왔다. 전시는 내년 2017년 7월 9일까지다. (문의=064-720-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