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 대처 ‘유비무환’ 정신으로

2016-10-19     제주매일

도내 해수면 상승이 심상치 않다. 18일 오후 12시께 해수면이 역대 최대로 상승하면서 일부 해안지역 항·포구가 바닷물에 잠겼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 탐방로 대부분이 물에 잠겨 통제됐고, 제주시 외도포구 진입로 역시 침수돼 통제됐다. 우도면 천진항과 한림읍 해안도로 등 도내 해안 저지대 대부분에서 침수 현상이 목격됐다.

이날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해수면 상승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해수면 상승이 태풍과 집중호우, 만조 등과 동반해 일어날 경우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도내 해수면 상승은 지구와 달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커질 때 매년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지구와 달, 태양이 거의 일직선상에 놓이면서 태양과 달이 양쪽에서 지구를 잡아당겨 바닷물 수위가 더 올랐다고 한다. 제주지역은 이날 해수면 높이가 306cm나 상승했다.

제주지역은 그러지 않아도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한 지역이다. 인하대학교 우승범 교수가 지난 37년 동안의 제주 해수면 상승을 조사한 결과 연평균 4.56㎜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해수면 상승 정도(평균 2.68㎜)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급격한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앞으로 도내 연안 침수는 항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면 상승을 고려해 주민 안전과 어항 시설물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어항 시설물 침수 등 실태 파악을 통해 항·포구 시설의 보강을 시급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해수면 상승 시 당국이 한 조처는 고작 ‘주민 대피령’ 뿐이었다. 밀려드는 바닷물에 주민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 무력한 존대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이 자연의 힘을 거스를 순 없다. 그러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는 해야 한다. 당국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해수면 상승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