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미술관 건립 공론화 장 형성 필요”
변시지연구소, 제1회 변시지 학술 세미나 개최
제주를 대표하는 ‘폭풍의 화가’ 고(故) 우성 변시지 화백(1926~2013) 유족이 최근 변시지 미술관 건립 의지를 밝힌 가운데 변시지 미술관에 대한 공론화 장이 형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변시지연구소(대표 김미성)는 지난 14일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에서 ‘변시지의 예술 세계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1회 변시지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종합 토론 자리에서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은 “문화 도시를 추구하는 서귀포에서 제주를 대표하는 작가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은 모두에게 부끄럽고 반드시 개선해 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변시지 화백 유족을 중심으로 변시지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우리가 지금 다시 해야 할 일은 변시지 미술관에 대한 공론의 장 형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조성된 변시지 추모공원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변시지 화백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변시지 화백의 예술을 제주의 대표적인 예술혼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며 넓은 시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제주도정이 하반기 주요 정책 방향을 ‘문화예술 섬 제주’라고 정한 만큼 변시지 화백에 대한 재논의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제주의 대표성을 확보한 분의 미술관 추진은 예술인들에게 자긍심과 함께 창작의 원동력을 선사하고 제주 문화예술 발전의 큰 상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학예사는 “1950년 후반에서 1960년대에 풍미했던 국제적 미술 조류라고 할 수 있는 추상주의가 유행했는데 변시지 화백은 비원을 중심으로 정교한 화풍을 추구했다”며 “변시지 화백 작품의 소박하고 생략된 느낌과 황토색의 단색적 느낌은 당시 한국 미술계의 시대적 미의식이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서는 오광수 이중섭미술관관장이 ‘변시지 화백의 제주 풍경’, 김영호 중앙대 교수가 ‘변시지와 제주의 미술관 정책’, 김유정 미술평론가가 ‘변시지 작품에 나타난 의미 해석’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한편, 변시지 화백은 서귀포 출신의 한국 대표 화가로, 1948년 일본 최고 권위 미술전인 ‘광풍회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1975년 귀향해 2013년 타계하기 전까지 흙을 날려버리고 돌만 남게 하는 폭풍과 소용돌이 등을 자주 그려 ‘폭풍의 화가’로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