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요”
15~16일 신산공원서 제10회 ‘책들의 가을소풍’ 성황
28개 체험부스장 마련 등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다양
“제가 책 읽는 거 얼마나 좋아하는 지 우리엄마는 모를 거예요!”
10월,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과, 따사로운 가을볕은 괜스레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싶게 한다.
오늘은 아이에게 “책 한 권 다 읽을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하는 엄한 꾸지람도 필요 없다. 아이와 아빠와 엄마가 다 같이 나무 그늘 밑에 누워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기회가 없어서 등의 핑계로 읽지 못했던 여러 책들을 자연스레 읽는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제주중등국어교육연구회(회장 송창선), 제주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회장 함보경)는 15일과 16일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제10회 ‘책들의 가을소풍’ 책 축제를 개최했다.
지난 2006년부터 제주도교육청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책 축제를 통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과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하고, 인생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왔다.
이날 책 축제에서도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이목을 끄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어린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헌 책을 새 책으로 교환해 주는 ‘책 장터’는 물론 텐트 안에서 책을 읽는 ‘가족 독서 텐트’, ‘행복한 책 나무’, ‘나만의 시 엽서 꾸미기’, ‘시가 있는 티셔츠’ 등 28개의 체험 부스들은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부터 중학생까지 체험을 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반에서 ‘독서벌레’ 3등이라는 초등학교 1학년 한상우 군은 그동안 집에서 읽었던 책들을 종이가방이 찢어질 정도로 한가득 가져와 교환하게 될 새 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내비쳤다.
한 군은 “여기 정말 오고 싶었어요. 여러 체험을 하면 책도 공짜로 주고 정말 너무너무 좋아요. 지금보다 책을 더 많이 읽어서 독서벌레 1등이 될 거에요”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모처럼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를 나온 부모들은 체험활동에 제한 인원이 있어서 인기 부스의 경우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 불편을 느끼기도 했다. 반면 행사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고, 모처럼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 없이 신나는 하루를 만끽하고 있었다.
제주동초등학교 5학년 김미희 양은 “조금 어려운 체험들도 있었지만, 책을 읽고 느끼고 만들어 보는 것이 재밌었고, 나에게 창의력이 생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행사장을 찾았던 교사 A씨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로 이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교사의 입장에서는 “이 행사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 축제인 만큼 앞으로도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로는 ‘트리갭의 선물(나탈리 배비트 지음)’과 ‘순이 삼촌(현기영 지음)’을 지정 도서로 하는 독서 골든벨과 독서체험 부스, 헌 책 3권을 새 책 1권으로 바꿔주는 책 장터 등이 열렸다.